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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 있는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 27일(현지시간) 무장괴한이 난입해 유대교의 안식일인 토요일 오전 예배 중이던 신도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이 사고로 11명이 숨지고 경찰관 4명을 비롯해 6명이 다쳤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날 ‘미국 역사상 유대인을 겨냥한 최악의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보도했다.
USA 투데이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백인 남성 로버트 바우어스(46)를 용의자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54분쯤 스쿼럴힐 지역에 있는 ‘트리 오브 라이프’ 유대교 회당 건물 안으로 들어가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 등 유대인을 향한 증오의 말을 외치며 총기를 발사했다. 당시 회당 안에서는 수 십 명의 신도가 모인 가운데 아기이름 명명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 회당이 위치해 있는 스쿼럴힐은 카네기 멜론 대학 부근의 유대인 밀집 지역으로 그레이터 피츠버그의 유대인 주민 반 이상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바우어스는 회당 안으로 들어가 20여 분 동안 총기를 난사한 후 회당을 나오려다 출동한 경찰과 총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다쳤고 이어진 총격전에서 특수기동대원 2명이 더 다쳤다. 바우어스는 약간의 총상을 입고 체포됐다. 그는 소총 1정과 권총 3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 피츠버그 지국의 밥 존스 특별수사관은 현재로서는 이 사건을 단독범행으로 보고, 유대인을 향한 ‘증오 범죄’인 이 사건의 구체적인 범행동기를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서부 펜실베이니아의 연방 검사장 스콧 브래디는 이 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은 신속히 그리고 엄정히 처리될 것이다”고 말하고 이 살육 행위에 대해 “말할 수 없이 끔찍한 증오 행위”라고 규정했다.
외신에 따르면 바우어는 소셜 미디어 계정에 여러 정의 권총 사진을 게시하고 난민과 유대인에 대한 악의적인 비난의 글을 올렸다. 극우 과격파들이 주로 이용하는 웹사이트 갭(Gab)에는 사건 전에 바우어가 올린 것으로 보이는 글이 게시되어있다.
이 게시글은 “HIAS가 우리 국민을 죽이려 침입자들을 데려 오려한다. 나는 우리 국민이 대량학살 당하는 것을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 없다. 나는 이제 들어간다”고 학살을 예고하는 듯 한 내용을 담고 있다. HIAS는 전 세계 난민들이 안전과 자유를 찾도록 돕는 비영리기관으로, 유대인의 가치관과 역사관에 의거해 활동하는 단체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발생 당일 트위터를 통해 ‘많은 유대계 미국인이 살해된 것에 대해 미국 전체가 애도를 표한다’고 말하고 ‘이 사악한 반(反)유대적 공격은 인간성에 대한 범죄행위이며, 그것은 우리 모두를 이 세상에서 반유대주의의 독을 제거하는데 힘을 모으게 할 것이다’고 비난했다.
많은 희생자를 낸 이번 총격사건은 미국의 주요 인사들을 겨눈 잇따른 폭발물 소포 사건에 연이어 일어나서 미국인들을 충격에 몰아넣고 있다. 몇몇 민주당 의원들을 포함하여 주로 반(反)트럼프 진영에 폭발물 소포를 보낸 용의자 시저 세이약(Cesar Sayoc)이 플로리다에서 미 사법당국에 체포된 지 하루 만에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그동안 미국 내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제기됐던 총기소지법에 관한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대교 회당에 무장한 경비가 있었다면 이런 비극적인 결과를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해서 총기소지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으며, 반면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의 톰 울프(Tom Wolf)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위험한 무기는 우리 시민들을 위험한 길로 내몰고 있다”고 총기소지의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박선옥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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