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 붕괴…‘컨틴전시 플랜’ 가동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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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안정화 대책에도 30조 증발…금융위, 긴급회의 개최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30 12:38:23

연일 하락곡선을 그렸던 코스피 지수가 약 2년 만에 2000선이 붕괴됐다. 이달에만 사라진 시가총액은 260조원을 넘는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 악재와 국내 기업들의 잇따른 ‘어닝 쇼크’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게 원인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이 안정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금융당국은 증시 안정화 대책 마련에 힘을 쏟기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증시 안정을 위한 컨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위기대응 비상계획)을 면밀히 재점검하여 필요시 가동할 준비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아울러 시장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조치 등 경제팀 전반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이는 연일 커지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함이다. 2016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코스피 지수 2000선이 무너진 29일 하루에만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30조원 넘게 사라졌다. 10월로 범위를 넓히면 사라진 금액 규모는 260조원을 넘는다. 30일에도 코스피는 전일 장보다 10.10pt 내린 1985.95pt로 개장하며 한때 1990선마서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이후 코스피 지수는 장중 2000선을 회복하기도 하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붕괴된 원인으로는 대내외적 악재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경제성장에 의문부호가 찍혔으며 미국 금리인상 기조로 글로벌 금융시장 자금 유동성이 줄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아모레퍼시픽 등 주요 기업들의 어닝 쇼크가 겹치며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3분기 현대자동차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나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24.3% 급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금융시장과 산업 전반에 나타난 불안요소로 인해 외국인 등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개미’들도 덩달아 매도세를 보이며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졌고 이에 주식시장의 침체가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증시가 급락하며 실물경제도 타격을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에 금융위원회(이하·금융위)는 전일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조성한 자금을 통해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며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증시 안정을 위해 ‘컨턴전시 플랜’ 카드까지 꺼내들려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금융당국의 조치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안정화 대책을 꺼낸 전일에도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고 매일 수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판국에 조성한 5000억원의 자금은 다소 적다는 반응이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대해 최 위원장은 “현재 금융시장을 점검한 결과 채권시장, 외환시장, 단기자금시장 모두 안정된 가운데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커진 상황이다”며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이유는 각 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기업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다소 큰 상황이지만 경상수지 등 한국의 거시변수는 여전히 견조하고 전반적인 기업이익 전망 등 미시변수도 나쁘지 않다”며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믿고 차분히 대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방경제의 특성상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현재화될 경우 우리경제 및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경각심과 긴장감을 가지고 금융시장 동향과 글로벌 자금이동 등에 대한 상황 분석을 철저히 할 것 △29일 발표한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 투자 개시, 불법 공매도와 시세조종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적극 대응, 자본시장 혁신과제 마련 등 시장안정조치도 속도감 있게 집행 △증시 안정을 위한 Contingency Plan을 면밀히 재점검하여 필요시 가동할 준비를 하되 시장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조치 등 경제팀 전반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대응 방안 마련 등 세 가지 사항의 차질 없는 추진을 당부했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