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캐러밴 막기 위해 국경 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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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밴·불법이민자 겨냥은 선거 앞둔 정치적 이용 비판도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1-02 00:03:20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이 두려움을 과장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 즉 ‘피어몽거링(fearmongering)’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CNN 화면 캡처]

“캐러밴 절대로 미국 못 들어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멕시코를 통해 미국 국경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중남미 이민자 집단 ‘캐러밴’을 막기 위해 국경에 1만5000명의 병력을 배치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민자를 봉쇄하겠다는 이 발언은 다음 주 화요일에 있을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러밴을 막기 위해서 기존에 배치된 5000~8000명의 병력에 추가해서 1만~1만5000명까지 증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숫자는 미 국방부가 발표했던 것과 거의 두 배 차이난다고 CNN은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현재 국경에 5200명의 병력이 배치되어 있고 앞으로 2000명이 추가 배치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31일자 ‘타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1만5000명 병력이 미 국방부가 발표한 규모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라서 국방부 관계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국경에 배치되는 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충실한 애국자 작전(Operation Faithful Patriot)’이라고 명명된 이 작전이 “기획, 기술, 수송, 물류 지원, 의료 지원 등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에 다양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러한 병력 지원이 ‘잠재적 위험성을 가진 개인들이 미국 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개입’으로 보이도록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자 트위터에서도 “우리 군대가 남부 국경에 집결하고 있다”고 말하고 “더 많은 군대가 배치될 것이다. 우리는 이 캐러밴 집단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 이들 중에는 악질적인 폭력배와 갱 단원들이 있다. 미국 국경은 신성하며 합법적인 절차로 들어와야 한다. 돌아가라!”고 강한 어조로 이민자들에게 경고했다.

▲ 미국으로 가기 위해 멕시코를 통과하고 있는 중남미 이민자 대열 캐러밴 [사진=The Atlantic]

현재 미국 국경으로부터 800마일(약 1만2870km)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캐러밴이 국경 가까이 오려면 앞으로 몇 주일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이 미국을 향해 오고 있는 목적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망명 신청을 하려는 것이다.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에서 가난과 범죄로 물든 본국을 버리고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나선 캐러밴의 대열은 7000여명으로 불어났다가 지금은 반 정도가 중도 탈락해서 3500명 정도만 남았다. 31일에는 엘살바도르에서도 2000명이 미국을 향한 캐러밴의 대열에 합류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또 캐러밴 행렬에 있는 이민자들의 본국에 대한 원조를 “매우 진지하게” 그리고 “즉각적으로” 중단할 것을 생각 중이며, 그 이유는 “그들이 미국 국민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우선주의는 캐러밴에 대한 국경의 담을 높일 뿐 아니라 불법이민자 자녀를 겨냥한 출생시민권 폐지를 주장한다. 그는 30일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민권이 없는 사람이나 불법 이민자가 미국에서 낳은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는 제도를 없애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출생시민권으로 인해 미국이 수 십 억 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이것은 미국 국민들에게 매우 불공정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비평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위험한 상황을 과장해서 국민들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을 해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두려움을 과장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 즉 ‘피어몽거링(fearmongering)’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연일 이민자들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이들을 강력히 막겠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타임은 31일자(현지시간)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피어몽거링’을 부인하지만 다음 주 화요일에 있을 중간 선거일이 다가옴에 따라 그의 발언의 강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국경에 다다르려면 몇 주 더 걸리는 5000여명의 캐버밴에 대해 일찌감치 강력한 봉쇄의지를 드러낸 것이나 현행법으로 인정하고 있는 출생시민권을 새롭게 문제 삼는 점 등은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인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선옥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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