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세월호 국면전환 위해 조직적 사찰 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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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특수단, 수사결과 발표…3명 구속기소·1명 불구속 기소

이한빛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1-06 12:21:37

▲ 전익수 국방부 특별수사단장이 6일 전 국군기무사령부의 세월호 관련 민간인 사찰 의혹 등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군기무사령부가 세월호 참사 당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사찰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집한 정보는 청와대에 보고돼 국면 전환을 꾀하는데 활용된 것 역시 확인됐다.

기무사 민간인 사찰을 조사한 국방부 특별수사단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월호 관련 민간인 사찰 의혹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특수단은 기무사와 보안연구소 등 21곳 33개소를 압수수색하고, 전 기무사 간부와 요원 등 110여명을 소환조사했다. 이를 통해 TF 요원들이 주고받은 전자정보 약 60여만 개와 700GB 용량의 파일을 분석하는 디지털 포렌식 수사도 병행했다.

수사결과 기무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에 불리한 쪽으로 여론이 흐르자,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면 전환과 대통령 지지율 회복을 목적으로 TF를 구성했다. TF는 실종자 수색포기와 세월호 인양포기로의 국면 전환을 목표로 실종자 가족의 성향을 분류하고, 유가족에 불리한 여론형성을 위한 첩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부관심사항을 파악해 청와대 등에 지속적으로 현안 보고하고, 후속 조치를 지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무사는 참사 초기부터 참모장을 TF장으로 하는 세월호 TF를 조직적으로 운영했다. 사건이 발생한 진도와 단원고가 위치한 안산에 현장지원부대를 보내 유가족을 사찰했다.

당시 610부대(광주·전남지역 관할)를 담당하던 소강원 소장은 부대원들에게 진도체육관 등지에서 실종자 가족의 사찰 관련 정보를 수집하도록 지시했고, 310부대(경기지역 관할)를 이끌던 김병철 준장도 단원고가 있는 안산에서 유가족 및 생존학생의 동정을 파악하고, 유가족 단체의 첩보를 수집해 보고토록 했다.

이들은 사건 초기 실종자 수색을 조기종료하고 인양을 하는 취지의 검토보고를 올렸지만, 인양 작업이 장기화되면서 수장 후 추모공원으로 조성하자는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정국 조기전환 방안으로 실종자 부모에 대한 보상금 지급 협상과 유가족의 수색포기 압박, 세월호 선주와 선장의 악행 부각 등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단은 세월호 민간 사찰에 연루된 소강원 전 610부대장, 김병철 전 310 부대장, 손 모 전 세월호TF 현장지원팀장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기우진 전 유병언 검거 TF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더불어 수사를 담당했던 군검사와 검찰수사관 일부를 잔류시켜 피고인에 대한 공판을 수행하기로 했다.

수사를 총괄한 전익수 단장(공군 대령)은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기간 동안 ‘통치권 보필’이라는 미명 아래 권한을 남용하고, 민간인을 불법적으로 사찰했다”며 “특수단은 불법사찰행위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이 같은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한빛 기자 hb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