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압박 시동”…SH公社 분양가 공개항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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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권리 충족 목적…전문가 “사기업 원가 공개하라는 압박카드”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1-14 15:59:22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앞으로 분양될 공동주택의 분양가격을 현재 12개 항목에서 61개 항목으로 대폭 확대 공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를 민간 건설사들에 적용하려는 계획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시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분양가격 세부내역을 확대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사는 지난 2007년부터 ‘주택법’ 제57조에 따라 공공주택 분양 시 ‘입주자 모집공고’에 아파트 분양가격을 택지비 3개 항목, 공사비 5개 항목(토목·건축·기계설비 등 분야별), 간접비 3개 항목(설계비·감리비·부대비), 그 밖의 건축비에 가산되는 비용 1개 항목 등 12개 항목으로 구분해 공개해 왔다.

SH공사는 시민들의 알권리를 적극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이들 12개 항목으로 공시하던 분양가격을 각 공정별로 공사항목을 61개 항목으로 세분화해 발표핦 계획이며 이후에 공급하는 공공분양 주택부터 공시하기로 했다.

확대 공시되는 61개 항목을 살펴보면 토목분야는 △토공사 △옹벽공사 △석축공사 △공동구공사 △조경공사 등 공사 종류별로 13개 공사비가 공개된다. 건축공사비는 △기초공사 △철골공사 △미장공사 △목공사 △창호공사 △도장공사 등 23개 상세 공사항목별로 공개된다. 기계 공사비는 △급수설비공사 △자동제어설비공사 △난방설비공사 △승강기계공사 등 9개 공사 별로 공시가격을 공개한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민간 건설사를 압박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전반적인 분위기를 SH공사와 서울시가 만들어 가고 있다”며 “당연하게 공개하는 것으로 생각하도록 만들려는 의도가 보여 민간건설사는 압박카드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 관련 공개는 알권리도 있지만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화에 일조할 수 있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원가가 공개될 경우 필연적으로 값을 낮춰야하는 건설사들로 인해 공급 위축이라는 부작용이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 교수에 따르면 공급이 줄어들 경우 가격이 올라가고 결국 서민들은 살기 어려워질 수 있어 분양가 공개가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놨다.

정책과 관련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정책을 계기로 민간건설사에도 적용이 된다면 우리는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며 “물론 분양가 공개 항목이 많아진다고 해서 입찰을 들어가지 않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변화가 있더라도 기존의 방식처럼 수익성을 분석하고 신중하게 수주를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문용균 기자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