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트럼프 인권문제에 관심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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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녹음파일 듣고 싶지 않다” 발언 파장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1-20 00:18:10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말 카슈끄지 살해 녹음파일을 듣거나 내용을 보고받았는지 질문을 받고 “듣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진=Fox News 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의 반(反)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살해될 당시의 상황이 담긴 파일을 “듣고 싶지 않았다”고 말해 비판을 받고 있다. CNN은 18일(현지시간)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모르는 게 약’이라는 식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CNN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 등 미국 경제에 미치는 사우디의 긍정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은 그가 인권문제 보다는 경제에 더 관심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살해에 연루 가능성이 있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에 대한 비판적 여론에 반해 보류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미국은 살해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난 사우디인 17명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는데, 미국 언론은 이들이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용인 없이는 그 같은 위험부담이 큰 암살 작전을 감행할 수 없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폭스 뉴스 18일(현지시간)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뉴스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카슈끄지의 살해 현장에서 녹취된 녹음파일을 듣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 살해된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까슈끄지(사진 오른쪽)와 살해의 배후 혐의로 주목받고 있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왼쪽) [사진=CNN 뉴스 화면 캡처]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였던 까슈끄지는 지난달 초 터키의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됐다. 그는 당시 터키 여성과의 결혼을 앞두고 필요한 서류를 발급 받기 위해 영사관을 방문했다가 변을 당했다. 이후 사우디 정부는 이 사건을 ‘살해에 가담한 자들이 자신들의 권한을 벗어나 저지른 엄청난 실수’라고 말하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관련설을 부인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녹음파일을 직접 들었느냐는 질문에 “내가 (직접) 들어야 할 이유가 없고, 듣고 싶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건 고통스럽고 끔찍한 내용이다”고 말하고 “그것에 관한 보고를 충분히 받아서 직접 듣지 않아도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빈 살만 왕세자의 개입여부에 대해 ‘알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하면서도 “그가 (사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빈 살만 왕세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의 말을 믿느냐’는 질문에는 “그의 측근 중에는 이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분명 있기는 하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미국)는 다수의 사우디인에게 매우 무거운 제재를 취했다”고 말하고 “하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는 사우디와 동맹관계에 있는데 나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우호적인 동맹관계가 지속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카슈끄지의 살해를 지시한 인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워싱턴포스트는 16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이것은 빈 살만 왕세자가 살해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사우디 정부의 주장과 어긋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또 “CIA의 결론은 현재까지 모하메드 왕세자와 관련된 연루설 중 가장 확정적”이라고 보도하고 “이로 인해 사우디와 긴밀한 동맹관계를 유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이 꼬이게 됐다”고 평했다.

[박선옥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