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연루 법관 탄핵요구에 정치권 찬·반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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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의 “탄핵절차 착수”…보수 야당 “사법부 정치화·위험한 발상”

이한빛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1-20 12:40:03

▲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현직 법관에 대한 탄핵 의견을 밝힌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찬반 입장이 엇갈렸다. 사진은 19일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19일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현직 법관들을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가운데 정치권은 찬반이 엇갈렸다.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은 탄핵 소추안 발의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나선 반면 보수 야당은 사법권 침해를 우려하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

민주당은 20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법관대표회의의 입장 표명을 환영하며 국회 차원의 탄핵심판 절차와 특별재판부 설치 특별법 논의에 즉각 착수하겠다고 천명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사법부 내부에서 자성과 개혁의 목소리가 나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특별재판부 설치법의 통과를 위해 이제 국회가 답할 차례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야당과 협의해 특별재판부 설치와 법관탄핵소추 논의를 즉각 시작하겠다”며 “법관 탄핵소추도 국회가 적극 검토해서 처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종민 의원도 “법관 탄핵은 사법부에 대한 공격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사법부 보호를 위한 헌법장치”라며 “야당은 이 문제를 보수·진보 문제가 아니고, 사법부 전체를 사법농단에서 구해내기 위한 헌법적 결단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의당 역시 탄핵소추안 발의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이정미 대표는 같은 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법관들이 동료 법관의 인사문제임에도 ‘정도’를 택했다는 점에서 사법부에 마지막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제 공이 넘어온 만큼 국회는 사법 정의를 실현하라는 국민의 요구에 즉각 답해야한다”고 말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정의당은 오늘부터 각 당 원내지도부를 만나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에 대한 탄핵소추를 설득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당, 바른미래당을 포함한 모든 정당이 사법개혁을 위해 탄핵소추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보수야당은 사법권 침해와 사법부의 정치화를 우려하며 법관 탄핵에 반대했다. 자유한국당은 사법부의 정치화를 언급하며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탄핵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도록 만든 것”이라며 “이런 권한행사에 전국법관대표회의가 간섭할 권한도 없고 관여하는 자체가 삼권분립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김명수 대법원장 출범 이후 법관회의가 특정 정치세력의 의사를 대변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사법부의 정치화는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해치는 매우 위험한 것으로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헌정을 유린한 범죄임이 분명하나 현 단계에서 법관 탄핵논의는 시기상조”라며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고 범죄사실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탄핵 대상을 국회가 특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전국판사회의의 법관탄핵 결정은 평가할만한 일이긴 하나, 제 허물을 남에게 물어 판단하게 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필요하다면 사법부가 스스로 명단을 내어달라”고 요구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한빛 기자 hb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