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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제정 60년을 맞은 소년법이 또 다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킬만한 청소년들의 흉악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현재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는 처벌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소년법이 제정될 당시와 비교해 청소년들의 심리적·신체적 성숙도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범죄양상도 점차 지능화되고 잔인하다는 게 결정적 이유로 지목된다.
청소년 흉악범죄에 국민들 공분 잇따라…시민 85% 소년법 폐지 찬성
현행 소년법은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도록 돼 있다. 14세 이상이어야 범죄소년으로 분류돼 형법처벌을 받는다. 다만 18세 미만 청소년은 사형 및 무기형에 해당하는 죄를 저질러도 최대 15년의 유기징역까지만 받도록 규정돼 있다. 심리적·신체적 성숙도가 성인에 비해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다.
보호와 교화를 통해 얼마든지 새 사람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의 기회를 부여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법의 취지와 달리 한 번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이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한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소년범죄자들 중 초범의 수는 2007년 5만5543명에서 2016년 4만1173건으로 감소했다. 반대로 전과 4범 이상 재범률은 같은 기간 6.9%에서 2016년 15.3%로 대폭 늘었다. 소년범 100명 중 15명은 ‘전과 4범’인 셈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범죄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성인들도 저지르기 힘든 끔찍한 일을 벌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지난해 부산여중생 폭행사건을 시작으로 청소년 집단폭행, 성폭행 및 집단폭행 후 조건만남 등 성매매강요 등이 대표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소년 잔혹범죄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소년법을 개정해 처벌 수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로는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청소년 잔혹범죄 가해자들 역시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 점은 소년법 개정 여론에 불을 지폈다.
실제로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은 청와대 1호 국민청원 답변을 받을 만큼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었지만 가해자 3명(14세 1명, 15세 2명)은 현행 소년법에 따라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돼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았다.
날로 심각해지는 청소년 잔혹범죄에 시민 대다수 “소년법 폐지 찬성”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현행 소년법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강남역, 삼성역, 대치동 학원가, 노량진 학원가 등에서 만난 시민 1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85%인 120명이 소년법 폐지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 의견은 6명, 기타의견은 18명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주낙원(남·27)씨는 “소년법 때문에 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을 범죄청소년들도 알고 있다”며 “폐지가 안 된다면 소년법 적용 연령이라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정해(여·47)씨는 “현행 소년법은 폐지돼야 한다”며 “노인도 잘못하면 처벌 받는데 왜 어리다고 처벌을 안 받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청소년도 죄를 지으면 성인과 같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찬용(남·28)씨는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새롭고 자극적인 것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요즘 청소년은 예전의 청소년과 정서적으로 달라졌다”며 “소년법이 없었다면 법이 무서워서라도 인천 중학생 추락사 같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의 아픔은 영원할 텐데 가해자는 형사처벌도 안 받는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처사다”고 지적했다.
다만 소년법을 폐지하더라도 처벌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범죄의 무게에 따라 처벌 수위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고예진(21·여)씨는 “미성년자를 보호해주는 법은 필요하다”며 “단순한 도둑질 같은 경우 교화가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세훈(24·남)씨는 “집단적 성격이 강한 학생들이 별 생각 없이 우르르 몰려다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며 “처벌을 하되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소년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청소년 범죄가 상당히 지능화 되고 있기 때문에 처벌이 필요하다”며 “강력범죄의 경우에 있어서는 소년법의 특칙 조항을 없애 엄벌주의로 개정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경미한 범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교화를 시도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경찰 출신의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계아동인권보호협약에 따른 보호특칙을 고려하면 소년법이 없을 수는 없지만 무조건적으로 보호만을 우선할 수도 없다”며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소년법 자체에 분노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폭력범죄, 집단범죄 등 강력범죄는 소년법의 특례가 적용되지 않게 하고 엄중한 법에 의한 조치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훈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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