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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인 촛불 세력들이 도심을 점령한 지도 2년이 지나가고 있다. 그들은 크게 두 부류로 집약된다.
하나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과격 집단이고, 다른 하나는 보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참가한 비교적 순수한 무리들이다. 정권이 교체되었으니 그들이 원하던 절반은 이루어졌으나, 나머지 절반인 제대로 된 나라에 대한 염원이 만들어지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분분하다.
지난 1년 반을 되돌아보면 과거 적폐 청산이라는 명분하에 전 정권의 주요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 수감되었으며, 이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북한과는 화해 무드를 조성한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으나, 북핵은 물론이고 가시적으로 진전된 사항이 하나도 없다. 경제 성적표는 더 초라하다.
대부분의 경쟁국들이 선전하고 있는 반면 나 홀로 후퇴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제조업 기반이 허물어지면서 지역 경제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친(親)노동 정책이 기승을 부리는 반면 시장과 기업은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연스럽게 정권에 대한 지지율도 지속적으로 하강하고 있다. 북한 이슈보다 경제가 발목을 잡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지지자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하고 있다. 전리품을 더 챙기기 위해 노조 세력들이 정면에서 반대 기치를 들면서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설상가상으로 집권에 크게 기여했던 ‘이영자(이십대·영남·자영업자)’부류를 선두로 지지 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 획기적인 반전(反轉) 모드가 없다면 지지율 하락은 멈출 수 없는 레일 위에 올라선 기관차와 흡사하다. 특히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의 진단과 해법 부재, 글로벌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겹치면서 경제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 더 사라지고 있다.
이 정부의 국정 우선순위를 보면 경제는 여전히 뒷전이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직속 자문기구 위원장들과 첫 간담회를 할 정도로 시급한 현안으로 보지 않는다는 인상을 준다. 무엇을 논의하고, 어떤 대책들이 구체적으로 나왔는지 알맹이도 없다. 경제 기초 체력이 아직 튼튼하고 위기가 아니라는 아무도 공감하지 않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의 국익이 글로벌 파트너들로부터 계속 침해를 받고 있는 점이다. 외교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변명하지만 북핵 이슈만 있고, 우리의 경제적 이익을 어떻게 방어하고 확대하고 있는 지 심히 의심스러울 정도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끝나기는커녕 수면 하에서 진행 중이다.
중국 반도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반도체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가격 담합이라는 딴죽을 걸고 있다. 미국과의 반도체 전쟁에서 밀리자 엉뚱하게 우리 업체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는 사사건건 맞서면서 더 멀어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에 대해 급기야 일본 정부에서 우리 정부를 WTO에 제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북핵 이슈와 관련해서는 검증보다는 제재 완화를 주장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우방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자칫 우리 외교가 국제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면서 우리의 국익이 크게 손실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지된다. 궁극에는 우리 기업이나 국민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글로벌 플레이어들에 비해 우리 대표선수 면면 너무 연약하고 아마추어적
금세기 들어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각국이 자국의 경제이익을 지키거나 극대화하기 위해 거의 필사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최강대국인 미국도 예외가 아니며,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보호무역을 기치로 이익을 낚아챈다. 중국의 부상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무역을 비롯하여 기술로 대표되는 지적재산권 유출 차단이라는 극단적인 처방까지 들고 나왔다. 중국은 표면적으로 미국과 정면으로 맞서면서 아시아에서의 패권 확보를 위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던진다.
특히 이 양강(兩强)은 주변 국가들에게 어느 편에 설 것인지 줄 서기를 강요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은 이 틈바구니에서도 틈새 이익을 노린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경제와 안보를 두고 교묘하게 이익을 챙기려는 모습이 보인다. 한국은 별로 안중에 없으며,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산이다.
특히 미국·중국·일본은 동남아 혹은 인도 등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신흥국에서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과 협력의 카드를 동시에 사용한다. 이 지역의 국가들도 이들의 행보를 자국의 이익에 견주어 카멜레온적 처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비하면 우리 정부의 대응 철학이나 자세를 보면 너무 안일하고 무지하다. 과연 국익을 지켜낼 수 있는 전문성이나 용기, 그리고 축적된 경험이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능수능란한 글로벌 플레이어들에 비교해 보면 우리 대표 선수들의 면면은 아마추어나 철부지 같이 연약해 보이기까지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적인 세력으로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들이 있다. 해외 경험이 일천하다는 점과 미국이나 일본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부정적이며, 북한과 중국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우호적이라는 점이다. 또한 보수를 꼴통 혹은 비도덕적이라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속속들이 파헤쳐 보면 그들의 치부도 결코 만만치 않다. 그리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고 자기의 신념에 고집스러울 정도로 집착하면서 결코 바꾸지 않는다.
과거에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미래에 대한 안목이 없다. 북한 문제 등 하나의 이슈에 지나치게 매달리면서 결국 소탐대실한다. 폐쇄적이고 사고가 닫혀 있다. 이런 세력들로는 국가이기주의가 만연하는 냉엄한 국제 사회에서 국익 쟁취가 쉽지 않다. 자신들만 망가지면 되는데 기업, 국민, 국가까지 송두리째 망가질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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