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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프랑스 문제에 간섭 말라”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에서 벌어진 시위와 관련해 프랑스를 비판하는 내용과 함께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We want Trump)’는 구호가 시위대에서 나왔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린 사실을 두고 이같이 일침을 가했다.
지난 주말 4주 연속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곳곳에서는 유류세 인상에서 촉발된 반정부 시위대와 진압 경찰이 충돌했다. ‘노란조끼’ 시위대가 돌을 던지고 자동차에 불을 지르고 상점과 레스토랑을 파손시키는 바람에 일각에서는 1968년의 ‘68혁명’이후 최악의 사태라고 부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8일자 트위터를 통해 “파리협정이 파리에서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다”며 “(프랑스) 국민들은 환경을 지키기 위해 큰 돈을 부담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 시위대가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고 외친다면서 “프랑스를 사랑한다”고 트윗을 마쳤다.
프랑스 국제 보도전문채널 ‘프랑스24’ 9일자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공개되자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노란 조끼 시위대는 영어로 구호를 외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We want Trump)”는 내용의 영어 구호는 수 개월 전 트럼프 대통령이 런던을 방문했을 때 찍힌 영상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또 다른 트위터에서 “(프랑스는) 우스꽝스럽고 지나치게 비용이 드는 파리 협정을 끝내고 세금을 낮춰 국민들에게 돈을 돌려줘야할 때가 온 것 같다”며 파리협정과 프랑스를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 정부가 미국 내 정치에 관해 왈가왈부 하지 않는 만큼 미국도 그렇게 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의 뉴스 미디어 Vox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프랑스에서 계속되는 폭력 시위로 수 백 명이 체포되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그것은 위중한 정치적 위기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용하려는 뻔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위터에 “내 친구(마크롱 대통령)와 파리 시위대가 내가 2년 전에 내렸던 결정에 뜻을 같이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가 과격해진 시위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내년에 예정됐던 유류세 인상을 6개월 유보한다고 발표하자 마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협정에 탈퇴한 자신의 아젠다를 지지한 것처럼 해석한 것이다.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은 2015년 유엔 기후 변화 회의에서 채택된 조약으로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제한하기 위해 각국이 온실 가스 감축 목표를 스스로 정해 실천하기로 한 국제적인 약속이다. 당시 195개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했으나 미국은 2017년 6월 탈퇴했다.
미국의 탈퇴 명분은 자국의 자동차·철강·석탄 산업을 활성화시킨다는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지지층인 철강·석탄 등 제조업 분야 백인 노동자들과 관련 기업을 의식한 결정으로 해석됐다.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졌던 G20 정상회의에서도 미국을 제외한 19개 국가가 환경보호에 관한 파리협정 이행 의지를 재확인할 때 미국은 파리협정에서의 탈퇴 결정을 재차 강조하는 입장을 취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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