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빌딩 사태가 암시하는 노후주택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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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2-17 08:05:18

우리나라는 OECD가입 국가 중에서 가장 고령화가 빨리 진행 중인 국가다. 지난 1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중이 4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린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데 이어 2018년 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18년 만의 결과이니 초고속 고령사회 진입이 셈이다.

나이가 들면 신체 장기들의 기능이 떨어지고 체력이 저하되기 마련이다. 또한 크고 작은 병이 찾아오고 이로 인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때문에 나이가 들면 건강을 치켜 줄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저녁이면 운동을 하기도 하고 아침저녁으로 건강식품을 챙겨먹기도 한다.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우리 몸처럼 아파트도 나이가 들고 노후화되면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혈관에 이물질이 쌓여 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것처럼 수도관도 낡으면 녹물이 나오고 겨울이면 상수도관이 막혀서 터지기도 한다.

때문에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선 혈관을 깨끗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 아파트도 안전한 주거공간이 되기 위해선 잦은 검사와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는 과거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은 아파트들이 많다. 특히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개최할 무렵에는 현대화의 상징으로 아파트를 권장하기도 했다. 이제 아파트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인 주거형태가 됐다. 하지만 이전에 지은 아파트들은 이제 사회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1980~1990년대 지어진 아파트들은 이제 30년이 다 되면서 은퇴연령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부동산 시세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연식은 19년 8개월(19.7년)로 집계됐다. 서울은 빠르면 내년쯤 전국에서 가장 먼저 20년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대전(19년), 인천(18.6년), 전북(18.5년), 광주(18.4년), 부산(18.4년), 전남(17.7년)이다. 우리나라 아파트 평균 수명이 30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머지않아 더욱더 큰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주택 노후화 문제는 잠재된 폭탄과 같다. 2015년에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오는 2020년이 되면 전국의 노후 주택은 375만 호에 달한다고 한다. 30년이 다된 이 주택들은 산업화가 진행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지어진 것들이다. 이제 그 건물들이 30년이 넘어 노후건물로 돌아온 것이다.

문제는 이때 건설된 아파트들은 지진설계나 결로현상 같은 문제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당시는 차량이 많지 않던 시대인 탓에 주차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재건축을 하면 된다. 하지만 재건축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정부는 재건축 년도를 현재의 30년에서 40년으로 서서히 늘려갈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 아파트들은 재건축을 통해 새로운 집으로 탄생할 수 있다. 하지만 집값이 올해들어 천정부지로 상승하면서 이도 쉽지 않게 됐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 상승해 이주를 하고 싶어도 이주지원금으로 살 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노후 아파트를 팔아서 새 아파트로 가고 싶어도 턱없이 부족하다. 재건축에 대한 희망을 걸어보지만 이주 비용과 시간, 이에 따른 비용이 너무 높다.

하지만 재건축은 상승하는 집값을 잡기 위한 대안 중 하나다. 공급부족 현상으로 발생하는 가격 상승은 재건축을 늘림으로써 부족 현상을 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후주택으로 인한 사회문제는 앞으로 정부가 진지하게 고민해볼 사회문제 중 하나다.

지금이야 대종빌딩 하나만의 위험이지만 앞으로 수년 내에 수십 개에서 수백 개에 달하는 대종빌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 이상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잃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행동이 빠른 신문 / 이철규 기자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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