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파생증권 고령투자자 증가…노후자금 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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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개인투자자 41.7%…80대 이상 1인당 평균 투자액 ‘17억’

곽성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2-18 14:00:00

ELS 등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파생결합증권 상품의 가입자 중 60대 이상의 고령투자자 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고령투자자들은 투자금액이 클 뿐 아니라, 전적으로 금융기관에 의지해 맡겨 놓는 ‘신탁’의 형태라 노후자금 손실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은 약 101조원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개인투자자 잔액은 전체의 46.7%를 차지하는 4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파생결합증권은 유가증권과 파생금융상품이 결합한 형태의 증권으로, 기초자산의 가치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국민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ELS 등 파생결합증권에 대해 개인투자자의 연령대‧평균투자규모‧투자경험여부 등을 전수조사해 신규‧고령투자자 보호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했다”며 이에 따른 투자자 유의사항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조사에 따르면 파생결합증권의 개인투자자 투자금액 비중의 비중을 살펴보면 50대가 30.7%, 60대가 25.4% 순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60대 이상이 전체 금액의 41.7%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 숫자도 60대 이상이 전체 투자자의 30.2%로 나타났다. 이는 60대 이상의 직장 은퇴자들과 고령자들의 ‘노후자금’이 파생결합증권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투자자 일수록 평균 투자금액도 컸다. 파생결합증권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80대 이상 17억2300만원, 70대 10억2300만원, 60대 7억5300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에는 재산이 많은 ‘큰손’들도 있겠지만, 일부는 평생모은 노후자금을 투자한 경우도 있기에 원금 손실 등의 문제에 발생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금감원도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이 증가했다”며 “손실 가능성이 있는 ELS 등이 안정적으로 운용되어야 할 노후자금의 투자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대부분의 투자금액이 금융기관이 전적으로 위탁 받아 자금을 운용하는 ‘신탁’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운용에 대한 원금 손실이 나도 금융기관에 책임을 물을 수 없고 투자금에 대한 보호장치도 없다.

게다가 고령의 신규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노후자금이 계속해서 파생결합증권으로 유입되고 있는 추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파생결합증권 신규투자자 비중은 60대가 22%, 70대 19%, 80대 이상이 20%로 조사됐다.

이에 금융 전문가들은 고령투자자일수록 고위험 상품의 비중보다는 안정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하고 있다. ELS와 같은 고위험 파생결합상품일수록 수익을 낼때는 크게 내지만, 그만큼 손해를 볼 때도 큰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노후자금의 경우 위험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파생결합증권은 평균수익률은 좋은 편이지만 보통 손실이 날 때 대규모로 손실이 나는 편이다”며 “고령자일수록 원금 손실에 대한 회복이 어려운 ELS 같은 고위험 상품의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은행 등 신탁 금융기관들도 연령대에 따른 적절한 투자금 분산과 비중 등에 대해 고객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안내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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