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美 국방장관 사임, 아프간 지역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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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철군 등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대립한 ‘어른’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2-22 00:03:58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대립으로 사임한다고 밝혔다. [사진=CNBC]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에 전격 사표를 제출했다. 매티스 장관은 사퇴서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책적 견해 차이 때문에 물러난다는 암시를 강하게 풍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자 트위터에 ‘매티스 장군이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내년 2월말에 사퇴한다’고 소식을 올렸다.

매티스 장관의 사퇴 소식은 미국이 시리아 주둔군 2,000여명을 철수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주둔군 철수 방침에 매티스 장관이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고 보도했다.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제출한 사퇴서에서 여러 가지 정책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충돌이 있었음을 강하게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우방에 대한 존중과 공동 방어를 위해 미국적 파워의 모든 수단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사퇴서에 “이런 사안들에 대해 대통령과 견해가 더 잘 맞는 국방장관을 임명할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으므로 제가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고 적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균형과 견제의 역할을 맡았던 매티스가 물러나면서 생길 공백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많다. 집권여당인 공화당 원로의원 중 다수가 매티스 장군의 사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사임하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미국 뉴스사이트 Vox는 매티스 장관의 사임소식을 전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마지막 어른이 물러난다’는 표현을 썼다.

매티스 장관은 재임 중 트럼프 행정부에서 줄곧 냉정한 판단력을 유지함해 여야를 막론하고 ‘성숙한 어른’으로 평가돼 왔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한 그의 별명 ‘미친 개 매티스’와는 거리가 멀다고 BBC는 지적했다.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매티스 장관의 사임을 두고 ‘두려운 일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매티스 장관은 혼란스런 트럼프 행정부 한가운데서 안정감을 주는 섬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시리아 철군 결정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에 맡기기에는 우리 국방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퇴서에 시리아 철군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매티스 장관은 시리아에 주둔한 미군을 조기 철수하는 것은 전략적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매티스 장관의 사임이 발표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의 절반에 해당하는 7천여 명의 병력을 다음 달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목표로 아프가니스탄 정부군·나토(NATO)군과 함께 탈레반·이슬람국가(IS) 등에 맞서 싸워왔다. 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 이어진 전쟁이다. 갑작스러운 미군 철수와 매티스 국방장관의 사임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전망이 더 불투명해졌다.

매티스 장관은 차기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기 위해 2월말까지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후임자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곧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