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덮친 쓰나미 사전징후 없어…해저 산사태 추정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일반

사망자 최소 281명·부상자 1000명 이상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2-24 14:18:57

▲인도네시아 쓰나미 피해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부상자를 구조하고 있다. [사진=NBC News 캡처]

22일 저녁(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 주변 일대를 덮친 쓰나미로 현재까지 사망자 최소 281명, 부상자는 최소 1000명, 실종자는 수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발표됐다. 이번 쓰나미는 사전 조짐 없이 갑자기 덮치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BC 뉴스에 따르면 쓰나미는 대부분 사전에 경고성 조짐을 보이는데 지난 주 토요일 저녁(현지시간)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에서 발생한 쓰나미는 아무런 전조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6월 이후 활동성을 보이는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의 분화로 인한 해저 산사태로 쓰나미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NBC 뉴스는 ‘이번 쓰나미가 일반적인 쓰나미와 다르다’는 미 서던 캘리포니아 쓰나미 연구소장 코스타스 시놀라키스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이것은 (지진이 아닌) 화산으로 인한 쓰나미이며 (전조가) 경보를 울릴 정도의 수준에 못 미쳤다”고 말하고 “그런 점에서 보면 쓰나미 경고 센터는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고 지적했다.

시놀라키스 교수에 의하면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이 쓰나미가 발생한 해변에 인접해 있어서 화산활동이 시작된 지 약 20~30분 후에 쓰나미가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

35년간 쓰나미를 연구해온 미 노스웨스턴 대학의 에밀 오칼 명예교수는 ‘화산은 지질학적으로 한 순간도 정지하지 않는 살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산은 산사태를 발생시키는데 그 산사태가 해저에서 일어날 경우 거대한 파도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오칼 교수는 쓰나미를 사전 감지하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에 수십억 달러의 기술 투자와 24시간 해변을 감시할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쓰나미 경보 발령이 제때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큰 것은 지진이 아닌 화산 분화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 이외에 다른 이유도 있다. 오후 9시 27분을 전후에 발생한 쓰나미는 만조와 겹쳐서 위력이 더 커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22일(현지시간) 밤 인도네시아 반텐 주 탄중 르숭 해변에 위치한 한 리조트에서 록밴드 ‘세븐틴’의 공연 중 무대 뒤편에서 쓰나미가 덮치는 순간. [사진=CNN 캡처]

쓰나미가 덮친 해변에서는 현지 록밴드 그룹 ‘세븐틴’이 콘서트를 하고 있었고 현장에는 가족을 동반한 많은 관람객이 있었다. 갑자기 무대 뒤로부터 강타한 3m 높이 파도에 무대는 무너지고 연주자들은 물론 관람석까지 눈 깜짝할 사이에 휩쓸려갔다. 이곳에서 그룹의 베이스 연주자와 매니저, 관람객 등 최소 7명이 숨지고 많은 실종자가 발생했다.

오칼 교수는 ‘활화산 인근의 해변에서 록 콘서트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결과를 보고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건 상식이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화산 활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므로 쓰나미가 다시 올 가능성이 있다’며 해변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9월에도 지진과 쓰나미로 2500여명이 사망했고, 2004년에는 수마트라섬 부근 진도 9.1규모 대지진으로 인한 인도양 쓰나미에서 인도네시아에서만 20만 명 이상이 희생되기도 했다.

[박선옥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