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기로에 선 2019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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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01 02:02:06

2019년 기해년이 밝았다. 문재인정부 출범 3년차를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정부 취임 후 약 1년 7개월여 기간 동안 한국 사회에는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약 9년여 간 이어져 온 보수정권이 무너지고 그 자리를 대신한 진보정권은 기존 공약대로 지지층의 입맛에 맞는 정책들을 잇따라 쏟아냈다. 대부분 과거 정부의 정책 방향과는 180도 다른 정책들이었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경제 정책이었다. 수출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고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장려하던 정책들을 하나 둘 지워나갔다. 대신 ‘경제민주화’라는 명목 아래 기업들의 감시와 규제를 위한 정책들을 줄줄이 쏟아냈다. 일부 기업들의 반사회적 행태에서 비롯된 반기업 정서를 의식한 결과였다. 반기업 정서에 힘입어 반기업·친노동 정책들은 등장 초기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하고 장려하는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불가피한 반기업·친노동 정책들은 시행 초기부터 삐걱되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파열음은 더욱 거세졌다. 부작용 또한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반기업·친노동 정책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켜 시장경제의 침체를 불러왔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었다.

최저임금 과속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통상임금 범위 확대, 법인세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은 현 정부가 추진한 대표적인 반기업·친노동 정책으로 꼽힌다. 대부분 기업들의 혼을 쏙 빼놓을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기업 활동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건비 상승, 세금 부담 증가 등과 직결된 사안들이다. 등장 초기 현 정부의 절대적 지지층인 근로자와 서민을 위한 정책으로 분류되며 열렬한 호응을 얻었지만 참담한 결과만 낳고 말았다. 지금은 정책 수혜자들조차 하나 둘 등을 돌리는 상황이다.

당장 인건비 상승을 불러온 정책 시행 이후 기업들은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인건비 지출 총액은 한정된 데 반해 근로자 1인당 지급되는 인건비가 오르면서 생겨난 현상이었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정부의 서슬 퍼런 일자리 창출 압박에 못 이겨 적극적인 채용 활동에 나서는 듯 했지만 그마저도 기존 인력을 내보내고 새로운 인력을 수혈하는 방식을 채택한 결과였다.

세금 부담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품의 원가 상승을 부추겨 제품 가격 인상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제품 가격 상승은 소비자 부담 증가 뿐 아니라 해외 글로벌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력 경쟁에서도 밀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경연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법인세 비중이 전년 대비 4.2% 증가한 데 반해 경쟁사인 애플은 전년 대비 10% 감소해 법인세부담이 역전됐다.

정부가 반기업·친노동 정책을 쏟아내는 동안 한국경제는 후퇴했다. 경제성장률의 경우 지표상으로는 아직까지 우상향을 보이곤 있지만 경쟁 국가들의 상승세에 비교하면 후퇴했다는 표현에 가깝다. 세부적인 경제지표는 참담함 그 자체다. 청년 실업률은 10%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악의 수준을 머물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초 대비 17% 가량 하락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공장의 30%가 가동 중단 상태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라는 사상 최악의 ‘경제 환란換亂)’을 겪었다. 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거리엔 실직자가 넘쳐났다. 경제 위기로 인한 참담한 실상들은 여전히 국민들의 뇌리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런데 최근 당시를 기억하는 국민들 사이에선 ‘제2의 경제 환란’ 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당시와 유사한 형태를 띠는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경계 발언이긴 하지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위기감까지 가볍게 여기기엔 혹시나 모를 상황의 심각성이 너무 막중하다.

아직 기회는 있다. 완전히 수렁의 터널로 들어가기 전에 정부는 서둘러 정책 방향의 대대적인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견고하게 구축하고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 한 친기업 정책을 서둘러 수립해야 한다. 이미 주요 지지층까지 정책의 부작용을 비판하는 마당에 더 이상 눈치를 보며 시간 끌 필요는 없다.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 해’ 불리는 올해 대한민국이 국가부도의 기로에 서 있다는 사실을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은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