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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기해년을 맞아 정부의 최대 화두는 단연 ‘경제 살리기’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정부가 자신감있게 내놨던 경제 정책들이 기대했던 효과는 커녕 각종 부작용으로 몸살만 앓았기 때문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고꾸라졌다. 실업률 및 고용률, 기업의 설비투자는 참담한 수준이다.
지난해 초 2600선을 넘보던 코스피지수는 꾸준히 하락세를 거듭하더니 급기야 하방지지선이라 불렸던 2000선마저 붕괴됐다. 경제발전 선봉에 서야 할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여러 경제지표가 추락하는 가운데 그나마 선방했던 수출마저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름 한 방울 없는 한국이 그간 눈부신 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수출 덕분이다. 내수경기가 침체돼 소비심리와 투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기댈 수 있었던 수출 실적이 줄었다는 건 한국 경제의 희망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말과 다름없다.
이처럼 각종 경제지표가 하락하고 있는 배경에는 정부의 반(反)기업·반시장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이 차지하는 바가 적지 않다. 탄핵정국 속에 출범한 정부 성격상 대기업은 재벌개혁과 적폐청산의 미명 아래 각종 제재와 규제에 속수무책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재벌저격수로 잘 알려진 참여연대 출신인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부임하면서부터 4대 그룹의 경우 법 집행을 더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하겠다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사실상 대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에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음을 공공연히 드러낸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반기업 정서가 높은 국내에서 재벌개혁이라는 프레임으로 인해 기업의 정당한 이윤 추구마저 죄악시하는 분위기가 공공연하다는 하소연마저 나온다.
여기서 악순환이 발생한다. 일자리를 만드는 건 결국 기업인데, 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되니 기업의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해외행을 택하는 대기업이 늘어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경제 특성상 해외진출한 글로벌 대기업의 역할이 막중하다.
단적으로 대만은 지난 1992년 이미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지난해 2만300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한국은 대만보다 4년 늦은 1996년이 돼서야 1만 달러를 달성했지만 지난해 3만 달러를 돌파했다. 불과 20년이란 시간 동안 압도적인 경제력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산업구조를 살펴보면 차이는 명확하다. 대만은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반면 한국은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한국의 수출대기업은 살아남은 반면 대만의 중소기업은 중국의 물량공세에 밀려난 결과다. 단순히 대기업을 타도의 대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대기업이 국내에 만들어질 수 있도록 대·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육성책부터 마련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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