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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고령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026년에는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이에 따라 노인 인구의 요양·돌봄·생활지원 등 다양한 노인복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의 통합 돌봄 시스템인 ‘커뮤니티 케어’ 서비스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노인 돌봄·요양 서비스 수요 증가…지역사회 중심의 케어 필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노인과 장애인, 정신질환자, 노숙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별도의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 안에서 돌보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1단계: 노인 커뮤니티케어)’을 발표했다.
커뮤니티케어는 현 정부의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 국정 전략의 일환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주거 및 의료 지원을 지역사회 안에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의 경우 요양병원 입원 대신 집에서 방문의료 서비스 등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게 하자는 것이다. ‘거동이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는 노인들의 욕구에도 부응한다. 선진국인 영국·미국·일본 등에선 이미 시행 중이다.
정부는 노인 커뮤니티 케어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신규 공급되는 노인 공공임대주택 4만여 가구를 여러 돌봄 서비스가 제공되는 ‘케어안심주택’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또 집안 내 낙상을 예방할 수 있도록 27만 가구의 집을 개조한다는 계획이다. 해마다 1조원이 넘는 골절로 인한 노인 의료비를 줄이자는 취지도 포함돼 있다.
간호사의 방문의료 대상을 올해 110만 가구 125만 명에서 2025년 346만 가구 390만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요양보험 대상 노인 비율을 현재 8%에서 2025년 11%까지 늘린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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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시민들의 호응도는 높은 편이다. 서초구 염곡동에 거주하는 김순애(여·76세) 씨는 “병원에 가면 몸이 더 아파지는 것 같다”며 “내 집에서 병원과 같은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다”고 기대했다. 이어 “익숙하지도 않은 환경에 있다 보면 노인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된 탓에 몸도 쉽게 낫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박인호(남·68세) 씨는 “성탄절 같이 특별한 날이 아니면 쪽방촌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닿지 않는 외면 받은 곳이다”이라며 “언덕도 가파르고 다리가 아파서 병원을 가고 싶어도 병원을 가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쪽방촌 주민들은 밖으로 나간다는 것에 두려움이 있다”며 “좋은 집은 아니지만 내 집에서 치료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일산에 거주하는 신지연(여·42) 씨는 “노인이 되면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요양시설로 들어가는 요즘의 세태다”고 지적하고 “지역사회의 자원과 시스템을 통해 노인을 돌본다면 노인들의 심리적 안정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커뮤니티 케어의 핵심은 내 집에서 시설 수준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며 “처음부터 시설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내 집에서 최대한 돌봄을 받다가 시설로 옮기는 것이 커뮤니티 케어의 핵심과제다”고 밝혔다. 또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년 안에 20%로 급상승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반면 현재의 시설로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커뮤니티케어 정책 필요…“중앙·지방정부 간 협력이 관건”
구랍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케어안심주책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정책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커뮤니티케어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정부정책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또한 △지역공동체 중심의 커뮤니티케어 도입을 위한 주거 개조 △지자체 실정에 맞는 케어안심주택 확보 △정책 도입에 따른 조세부담 해결 △다양한 계층의 노인 니즈파악 △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주거 제공 △케어안심주택 정착을 위한 전문가 양성 등 다양한 보완사항들이 제시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장봉석 치매케어학회 회장은 “대규모시설은 서비스의 질 저하 뿐 아니라 한 사람의 케어 매니저가 다수의 이용·입소자를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병원이나 요양 시설 등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기능형 재가노인 복지시설을 확대 도입 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적 정립을 위한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안옥희 영남대학교 가족주거학과 교수는 “안심케어주택을 이야기 하면서 정책 수립단계에서 주택전문가가 보이지 않는다”며 “주거복지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재영 노인연구정보센터 센터장은 “일본,미국,스웨덴 등과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며 “한국 현실에 맞는 케어안심주택과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 커뮤니티 케어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황승현 복지부 커뮤니티케어 추진단장은 “민·관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된 커뮤니티 케어를 정착시킬 수 없다”며 “주거와 서비스의 유기적 결합이 이루어져야만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는 “국민의 삶의 질의 향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방정부다”며 “커뮤니티케어가 성공하려면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잘 리드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커뮤니티케어는 지역사회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며 “제공자들이 사익적 마인드가 아닌 공익적 마인드로 일을 해야 하는데 전문성과 헌신성을 다 요구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간담회를 주최한 장정숙 의원은 “생의 마지막까지 삶의 터전에서 보낼 수 있는 주택정책의 복지를 위해 ‘커뮤니티케어 케어안심주택’ 도입 필요성을 다시금 확인했다”며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성공적인 커뮤니티케어가 완성될 수 있도록 국회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경훈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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