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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선거 외면한 중앙선관위의 배짱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1-09 11: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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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강 부장(정치사회부)
한국의 선진화된 선거제도를 개발도상국에 전파해 세계 민주주의에 기여하겠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추진해 온 사업이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국격을 실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까지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 2016년 ‘한국의 선거제도 해외전파’ 사업을 추진한다며 ODA(공적개발원조) 자금 69억9300만 원을 책정한데 이어 2017년 82억8600만 원, 2018년 83억1800만 원 편성했다.
 
이 돈은 콩고민주공화국·우즈베키스탄·피지·엘살바도르·에콰도르 등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들의 전자투개표시스템 기반조성 사업 즉, RTS(개표결과전송기), PCOS(광학판독개표기) 등의 전자선거 관련 장비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해당 국가의 선거 관계자 교육 등에 사용됐다. 사업진행은 2013년 중앙선관위가 주도해 설립한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가 주도했다.
 
개발도상국에게 민주적 선거제도를 전파한다는 ODA 사업의 취지에 맞을 뿐 아니라 전자투개표시스템 기반조성 이후 한국 중소기업의 전자투표단말기 수출시장을 확보한다는 명분도 그럴 듯 했다.
 
하지만 A-WEB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국의 전자투개표시스템 제작업체인 M사가 전자투표단말기를 각국에 독점 공급할 수 있도록 알선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자료를 보면 A-WEB은 M사에 사업 정보를 미리 알려줘 사전에 장비를 개발토록 하는가 하면, 에콰도르와 엘살바도르에선 M사의 장비를 미리 시연하거나 사전에 준비하도록 해 공개입찰에서 유리하도록 지원했다.
 
정부예산으로 운영되는 A-WEB은 정치·경제적 후진국들을 돌아다니며 ‘공짜로 전자투표 기반조성을 해주겠다’는 미끼를 던진 후에 이를 활용해 M사가 전자투표단말기를 독점 공급할 수 있도록 거간꾼 노릇을 한 것이다. 전자투표 기반조성 사업비는 국민의 혈세인 ODA 자금이 사용됐다. 덕분에 미루시스템즈는 2017년 이라크 선관위와 1135억 원, 콩고 선관위와 1700억 원이란 막대한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민주적인 선거제도를 전파한다는 중앙선관위의 사업 취지와 달리 M사가 공급한 전자투표시스템은 해당 국가의 특정 정치세력이 정권장악을 위해 선거를 조작하는 도구로 이용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 이라크 총선에서 사용된 M사의 전자투개표시스템은 해킹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는가 하면, 일부지역에선 전자개표 결과와 수(手)작업에 의한 개표 결과가 12배 차이 나기도 했다.
 
이라크는 전자투개표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부정선거 의혹으로 혼란을 겪었고 투표함 보관창고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라크 당국은 결국 부정선거 의혹이 짙은 재외국민 투표 결과와 국내분쟁으로 소개된 이주자들의 전자개표 결과를 취소하고 수작업에 의한 재검표 실시를 결정했다.
 
현재 콩고민주공화국에서 고조되고 있는 부정선거 의혹과 혼란의 중심에 M사의 전자투표기가 있다.
 
콩고선관위와 M사가 수출계약을 맺은 2017년 이후 콩고 야권과 시민종교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와 해외언론들은“전자투표기는 콩고 집권세력의 부정선거에 이용될 것이다”며 전자투표기 도입을 반대해 왔다. 콩고 국민들은 M사의 전자투표기를 '투표강탈기계'라고 불렀고 대규모 시위과정에서 유혈사태도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30일 실시된 콩고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자 우려했던 대로 콩고 집권세력은 현재 전자투표기를 이용한 개표조작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의 선진화된 선거제도를 개발도상국에 전파하겠다며 매년 80억 원대의 국민혈세를 써 가며 추진한 ‘한국의 선거제도 해외전파’ 사업은 채 3년도 안 돼 “한국은 부정선거 수출국가”라는 국제사회의 조롱거리로 그 결과를 맞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의 선거제도 해외전파' 사업주관 정부기관인 중앙선관위는 마치 콩고사태를 남의 일인 양 외면하고 있다. “우리도 신문기사를 통해 콩고 사태를 알고 있다”는 반응엔 말문이 막힌다. 어디서 그런 두둑한 배짱이 나오는지 놀라울 뿐이다. 법적 문제는 없다 하더라도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한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도의적 책임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된 사업일수록 정부는 사업의 진행과정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또한 사업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경위를 파악하고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민의 혈세가 사용된 정부사업의 목적이 훼손되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또 중앙선관위가 추진한 ‘한국의 선거제도 해외전파’사업의 목적은 단순히 해당국에게 전자투표기 조작 기술을 이전해 주는데 있지 않다. 전자투표기가 부정선거에 악용되지 않도록 필요한 기술과 운영방법에 대한 교육과 이전까지 포함하고 있다.
 
“한국은 부정선거 수출국가”라는 국제사회의 지탄이 더해지기 전에 중앙선관위는 하루속히 콩고사태에 대한 정확한 경위 파악에 나서야 한다. 또 중앙정부는 국격실추를 불러온 이번 사태의 대책을 수립해 국민들에게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김진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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