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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되는 체육계 구태, 고리 끊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1-11 12: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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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광국 기자(산업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자신을 지도했던 코치로부터 수년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발하면서 체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한국 쇼트트랙 간판스타 심석희가 자신을 지도했던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폭행뿐 아니라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사실이 선수 본인의 고발로 알려졌다.
 
가해자인 조 전 코치는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민심은 이미 등을 돌린 지 한참이다. 심석희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법정 구속된 조 전 코치를 강력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에 동의한 인원이 20만 명을 훌쩍 넘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심석희 외에도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며 반복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학습된, 소위 침묵의 카르텔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심석희의 고소를 뒷받침했다.
 
조 전 코치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던 다른 피해자들도 심석희의 고발에 충격을 받고 합의를 취소, 엄벌에 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심 선수는 지난해 12월 17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 전 코치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등이다.
 
현재 조 전 코치 측은 심 선수의 성폭력 피해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체육계 병폐는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영미~영미~”로 우리에게 익숙한 평창올림픽 컬링 국가대표팀 일명 ‘팀킴’은 지난해 김경두 전 대한컬링연맹 회장직무대행과 그의 딸인 김민정 감독, 사위인 장반석 감독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팀 킴은 대한체육회와 경북도, 의성군 등에 호소문을 보내 김 전 부회장에게 폭언을 듣는 등 인격적으로 모독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사실 빙산계의 병폐는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선 학연, 지연 등 인맥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감독의 권한은 범접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학창시절부터 감독의 폭행, 성추행 등을 참고 견뎌야했다. 이는 빙산계 뿐 아니라 대부분의 스포츠 분야에서 나타난다. 위계에 의한 스포츠 선수 폭행·성폭행 사태가 수면 위로 올라올 때마다 항상 병폐로 지적되는 건 ‘시스템의 오류’다. 한국의 엘리트 스포츠 구조가 문제라는 진단이다.
 
한국은 고도성장 과정에서 여전히 대부분의 스포츠가 생활로 자리 잡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하니 세계 대회 성과를 위해 재능 있는 극소수를 중심으로 혹독하고 폐쇄적인 훈련을 시킬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특정 협회·연맹·지도자·선배들이 범죄 행위를 하고 서로에 대해 침묵해 왔다.
 
하지만 언제까지 반복되는 범죄를 환경 탓으로 돌리기엔 피해자들의 상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깊다. 감독이란 스포츠에서 선수에게 기술 등을 훈련, 지도하는 총책임자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코치 중에서 가장 높은 코치를 말하고 한국에선 감독으로 불린다. 문제는 한국에선 감독에게 너무 비정상적인 권위가 부여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2019년에 살고 있다. 지금까지 반복된 체육계 병폐는 권력의 집중화와 그 권력을 감시하는 환경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발생했다. 국가를 위해 세계적인 대회에 나가는 선수들에게 피해가 간다면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스포츠 선수들에겐 더 많은 피해가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심석희, 팀킴과 같은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선 선수 뿐 아니라 감독도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거치고 그에 맞는 감독 훈련을 거쳐야 한다. 그것이 국가와 사회가 또 다른 체육계의 피해자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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