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한진家 조준…국민연금 주주권 행사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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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적용’ 논의…한진칼·대한항공에 주주권 행사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16 14:37:37

국민연금의 최고결정기구 기금운용위원회(이하·기금위) 위원들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찬성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적용과 관련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국민연금은 16일 ‘2019년도 제1차 국민연금 기금위’를 열고 한진칼과 대한한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전문위)에서 논의토록 의결했다. 구체적인 주주권 행사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전문위에서 주주권행사 이행여부와 범위 등을 정한 뒤 다시 기금위가 열려 최종 결정된다.

이번 의결에 따라 스튜어드십코드 중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 의결이첫 사례가 됐다. 관계자에 의하면 기금위 의원들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제안에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낮아 마음이 무겁다”며 “국민연금은 기금의 장기 수익성을 제고키 위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장관은 “2019년 첫 기금위인 오늘 국민연금의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 논의가 수탁자책임원칙을 이행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다”며 “향후에도 스튜어드십코드 원칙을 준수해 기금운용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국민연금이나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집안일을 맡은 집사처럼 고객과 수탁자가 맡긴 돈을 자기 돈처럼 여기며 주주 활동과 같은 수탁자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행동지침 및 모범 규범을 말한다.

현재 국민연금은 한진그룹의 지주사격인 한진칼 지분을 7.34% 가지고 있어 3대 주주에 올라있다. 대한항공의 지분은 11.56%을 가지고 있어 2대 주주로 있다. 지난해 ‘오너리스크’ 파장으로 대한항공의 주가가 흔들리자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에 개선책을 내놓으라며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지 않았으며 경영진 면담 후에도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로 재계엔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3월 조양호 회장 등이 대한항공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이사 연임에 반대 의견을 던질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현재 조 회장이 사익편취,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상태서 재판을 받고 있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국민연금이 한진가에 어느 수준으로 경영참여를 실시하는가에 따라 재계의 분위기로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기금위의 이번 결정에 따라 국민연금은 이달 넷째 주에 전문위를 연다. 주주권행사 이행여부 범위 등이 최종 의결되면 오는 30일 기금위를 다시 열어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참여연대 등 8개 단체는 기금위가 열리기에 앞서 국민연금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을 행사를 촉구한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해당 자리엔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장도 참석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조 회장 검찰 수사 등에 따라 주주들에게 커다란 금전적 손해를 입혔음에도 이사회를 열지 않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이사 해임이나 비리를 저지른 자는 임원으로 선임 못하도록 하는 등의 정관도입을 해야하며 주주가치 제고와 국민을 이익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