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명가’ 남양유업…홍원식 회장 책임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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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주스’ 사건 화제…잇따른 논란에 ‘오너일가 혁신’ 대두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17 12:03:56

세간을 들썩거리게 만든 ‘갑질’ 논란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남양유업이 ‘곰팡이주스’ 문제로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기업이 됐다는 이유다. 남양유업은 지난해에도 코딱지 분유, 쇠막대기 초코우유 사건 등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기업 이미지 악화로 남양유업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와중에 홍원식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경영진 등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곰팡이주스 사건이 불거진 남양유업이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해당 사건은 남양유업 음료제품인 ‘아이꼬야’에서 곰팡이 덩어리가 발견됐다는 게시글이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남양유업 측은 “유통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파악되며 보안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전했다.

사과문에는 “택배로 배송되는 운송 과정 중 충격에 의해 핀홀(미세한 구멍)이 생성돼 외부 공기가 유입으로 곰팡이가 발생했다”며 “제조과정이 아닌 배송상의 문제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즉각적으로 사건 진상파악에 들어가고 사과문까지 게시하는 등 발따른 대처에 나섰지만 돌아선 여론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해당 사건 이전에도 남양유업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세간을 뒤흔든 갑질 사건을 포함해 최근 남양유업은 대학병원 환자가 환자식으로 ‘맛있는 우유 GT’ 멸균 팩 우유 제품을 먹은 후 복통과 설사를 호소했다는 주장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며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엔 초코우유 ‘초코에몽’ 안에 쇠막대기가 발견돼 논란을 사기도 했다. 기업의 이미지가 악화된 와중에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업계 안팎은 남양유업이 잇따른 사고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남양유업이 소비자의 건강과 직결된 식음료를 판매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신뢰 하락은 실적 등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갑질사건이 불거진 2013년 이후 남양유업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2012년 61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남양유업은 이후 2013년 45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2014년엔 1억 6429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공격적을 마케팅을 토대로 정상화에 힘썼지만 2017년과 2016년에 각각 50억원, 371억원 등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46억 2315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쳐 여전히 난항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남양유업의 실적이 하락세를 거듭하는 와중에 홍 회장의 보수는 매년 올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홍 회장은 2017년 총 16억원에 달하는 급여를 챙겼다. 갑질논란이 터졌던 2013년 13억원 수준에서 20%이상 오른 수준이다. 이에 홍 회장이 위기에 빠진 기업의 쇄신에 집중하지 않고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오너 일가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큰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남양유업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와중에 회장이 더 높은 수준의 급여를 챙길 수 있는 배경엔 홍 회장 일가의 영향력이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오너 일가가 기업의 혁신에 힘을 집중하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업계는 남양유업에 잇단 사건, 사고 등이 발생하는 배경에도 큰 영향력을 가진 오너 일가가 경영에 혁신을 가하지 않는 점을 들고 있다. 2017년 남양유업 최초로 외부출신 전문경영인으로 선임된 이정인 전 대표이사가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배경도 전문경영인이 홀로 혁신을 강행하기 어려운 구조에서 나온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홍 회장 일가 책임론이 고개를 드는 것도 여기서 나온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갑질사태 이후 혁신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지만 실제로는 바뀐게 거의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오너 일가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홍 회장의 결심이 없으면 외부인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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