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임 간신히 모면한 英 메이 총리, 산 너머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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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대표 ‘노딜 브렉시트’ 카드 제거해야 대화하겠다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17 19:57:11

▲영국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가 16일(현지시간) 하원에서 테리사 메이 정부 불신임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조기 총선'을 주장하며 메이 내각은 정부를 이끌 수 없는 "좀비 정부가 됐다"고 비난했다. 이날 표결에서 메이 총리 불신임안은 부결됐다. [사진=뉴시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테레사 메이 총리가 ‘노딜 브렉시트’ 카드를 협상테이블에서 제거하기 전까지는 대화에 일체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부 불신임을 간신히 모면한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대책 논의를 위해 각 당 대표와 대화를 제안한데 따른 반응이다.

영국의 ‘가디언’ 16일자 기사에 따르면 난국에 처한 브렉시트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 긴급히 만나자는 메이 총리의 제안에 코빈 노동당 대표는 “대화를 긍정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메이 총리가 자신이 제시한 전제조건에 먼저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6일(현지시간) 정부 불신임 투표가 부결로 끝난 직후 “정부는 아무런 협정 없이 EU를 떠나는 불행한 사태와 그로 인해 생길 혼란을 완전히 깨끗하게 제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메이 총리 측이 ‘노딜 브렉시트’를 협상에서 배제하기를 거부하자 노동당 대변인은 당일 저녁으로 예정된 메이 총리의 초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와 제1 야당인 노동당이 서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EU를 떠나기로 예정된 날짜 3월 29일 전까지는 10주 정도 시간이 있다. 이 시간 안에 정부와 야당은 서로의 이견 차를 좁히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은 하원에서 230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됐고, 곧이어 제1 야당이 발의한 내각 불신임안은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부결됐다. 정권을 야당에 넘겨주고 싶지는 않지만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는 찬성하지 않는 집권당 의원이 다수라는 결론이다. 메이 총리는 여야의원들의 합의를 모두 이끌어내야 하는 힘겨운 과제를 통과해야한다.

노동당은 메이 총리가 EU 관세동맹을 받아들인다는 조건 하에서 브렉시트를 지지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단일 시장 안에서 긴밀한 관계 유지, 노동자와 소비자의 권리 향상 등을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요구는 메이 총리에게는 부담이 된다. 총리의 합의안을 대폭 수정해야하는데다 하드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집권당내 강경파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노동당 대변인은 이 점을 인정하면서 “정부의 레드라인을 변경하는 일은 내부 분열을 불러올 것이다”고 말한 것으로 가디언은 전했다.

현재로서는 영국이 ‘브렉시트’라는 뜨거운 감자를 처리하는 방법은 3가지로 정리된다. EU와 아무런 합의 없이 예정대로 3월 29일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원점으로 돌아가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재실시,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브렉시트 날짜를 연기하는 것이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