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면역질환 치료제 기술수출 계약 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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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에 기술수출 ‘없던 일로’…잇단 계약해지에 신뢰성 ‘흔들’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23 15:14:00

국내 신약분야 연구개발 최강자로 꼽히는 한미약품의 명성에 또 다시 금이 갔다. 다국적 제약회사 릴리에 기술 수출한 ‘BTK 억제제'(프로젝트명 HM71224)’의 권리를 돌려받아 글로벌 진출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이 물질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수차례 잡음을 일으킨 계약해지 재발에 신뢰성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한미약품은 릴리가 신약 후보물질 BTK 억제제에 대한 모든 상업화 권리를 반환하고 90일 이내에 모든 임상과 개발 자료 등을 넘기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BKT 억제제는 인체 면역에 관여하는 ‘BTK(Bruton Tyrosine Kinase)’효소가 과다하게 발현되는 것을 막는 면역질환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말한다.

한미약품은 이 후보물질을 2015년 릴리에 기술수출 했다. 릴리는 최대 7억 65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통해 한국을 뺀 나머지 전 세계 지역에서 BTK 억제제의 개발과 상업화 등에 관한 독점 권리를 얻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릴리는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 2상 중간 분석 결과 해당 신약 후보물질의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임상개발을 멈췄다. 그리고 올해 시장성과 임상자료 등을 재검토한 결과 보유하고 있던 모든 권리를 한미약품에 돌려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미약품이 지금까지 릴리로부터 받은 금액은 계약금 5300만달러로 해당 금액은 릴리에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한미약품 측은 권리 반환이 예상된 수순이며 다른 신약개발에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신약물질의 모든 임상과 개발 자료 등은 90일 이내에 릴리로부터 돌려받게 되고 한미약품은 독자적으로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여기에 향후 비만, 당뇨, 항암, 면역질환, 희귀질환 등 27개 분야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전했지만 업계 안팎의 반응은 차가운 분위기다. 과거부터 잡음이 일어온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해지가 재발하며 당사의 기술력에 의구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6년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은 폐암 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같은 해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체결한 당뇨 신약 기술수출 계약 중 1건에 대한 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지난해엔 중국의 자이랩이 한미약품에 항암신약의 권리를 한미약품에 반환했다.

업계 안팎에선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성과가 지나치게 포장돼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한미약품의 기술력 자체에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성장통’으로만 평가내리기엔 계약해지가 지나치게 반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시 계약해지 소식이 들려오는 점에 투자자들의 불만도 가중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개발을 위해 막대한 투자비용을 소모해도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됐다는 건 제약사의 기술력이 발전했다는 걸 뜻하지만 잇단 계약해지 사태를 돌아보며 한층 더 기술개발에 매진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계약해지에 굴하지 않고 신약개발에 보다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여러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임상을 진행 중인 신약들의 조속한 상용화를 위해노력하고 있다”며 “독자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인 신약들의 개발 속도도 높여 2~3년 뒤 실제 판매하는 신약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