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인하에 부가통신사업 시장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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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업계 대규모 구조조정 움직임…“영세 가맹점에 피해 전가될 것”

곽성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25 14:00:00

정부발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인한 업계의 피해가 부가통신사업(VAN) 업체들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VAN업계는 수익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피해가 영세 가맹점들에게 까지 미치고 있다.

이에 VAN 업체들은 다음달부터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3분1 정도로 줄일 예정이다. 현재 카드결제 1건당 100원의 수수료를 VAN사가 대리점에 지급했다면 이제부터는 33원 정도 밖에 받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신용카드 결제는 카드사와 가맹점 그리고 VAN업채가 함께 연결돼 있다. 고객이 가맹점에서 카드를 결제하면 VAN사 전산망을 통해 결제 내용이 카드사로 전달된다. 이에 카드사가 정보 확인한 후, 결제승인 정보를 다시 VAN사의 전산망을 통해 가맹점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VAN 업체들은 결제 승인 업무를 통해 카드사에서 별도의 수수료를 받아 이익을 얻게 된다. 한 VAN업계 관계자는 “VAN 대리점은 신규 가맹점을 모집하거나 기존 가맹점을 관리하는 일을 맡는다”며 “월 1회 이상 가맹점을 방문해 전표를 공급하는 것부터 고장 AS를 진행하는 일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용카드 사용이 꾸준히 늘면서 그동안 VAN업계도 호황을 누렸던 게 사실”이라며 “또한 카드사가 과거엔 사용 건당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정액제로 지불했기 때문에 더 업황이 좋았다”고 귀뜸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아홉차례에 걸쳐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해 왔으며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VAN업체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일정 비율로 지급하는 정률제로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소액 신용카드 결제 건수가 많아 VAN업체들의 일거리는 그대로인데 비해 정률제 전환하면서 수입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결제 건당 VAN업체의 수수료는 지난 2016년 대비 85% 정도나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로부터 VAN업체에 전가된 비용이 다시 VAN업체에서 대리점으로 전가되고 최종적인 피해는 영세한 가맹점들에게 가게 된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VAN 대리점들은 다음달부터 비용 부담을 가맹점에 떠넘길 태세다.

한 VAN대리점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로 영세 가맹점들의 매출은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이들에게 기본적인 서비스조차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일정 규모 매출이 나는 대형 가맹점에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영세 가맹점은 유료 전환을 해야 할 것”이라며 “월 관리비용 부담이 이들에게 커지게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에따라 현재 전국 5000여개 점포와 3만명 달하는 직원을 지는 VAN 업계는 대규모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VAN 대리점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는 최소 30% 정도의 인력이 줄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달리 실제론 또 다른 일자리가 줄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곽성규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곽성규 기자 skkwa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