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치위기를 ‘기회’로 보는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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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정권 무너질 가능성에 국채 2년 만에 최고치 기록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25 12:32:29

▲2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 군중이 손을 들어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하고 있다. 앞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포했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꼽은 바 있다. [사진=뉴시스]

베네수엘라 현 정권에 대한 반란시도가 이어진 이번 주 동안 베네수엘라 정부의 일부 국채가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혜성처럼 등장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에 앞장서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서프라이즈 리더십’이 연일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30대 젊은 과이도 의장의 리더십이 베네수엘라 정치권을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산유국 정부의 엄청난 무상환채권에 떨어지는 뜻밖의 호재가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4일자 기사에서 세계 지도자들의 지지를 받는 과이도 국회의장의 등장으로 마두로 대통령이 주도하는 사회주의 정권이 무너질 가능성에 대한 희망이 커졌고, 이에 따라 국영석유기업 ‘페트롤레오스 드 베네수엘라’의 채권가도 상승했다고 전했다.

최근 달러화로 20센트 정도에 거래됐던 무상환채권은 30센트로 올랐으나 앞으로 더 오를 여지가 크다고 로이터 통신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전략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분석가들은 “마두로 대통령 정권이 물러서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의 경우 올 연말 무렵 국채는 20센트 대 초반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면 “우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투자자들과 분석가들은 50퍼센트의 회수가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집권한 마두로 대통령 뒤에는 군대가 있다는 것이 변수라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베네수엘라 국방장관은 24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이 “합법적인 대통령”이라고 강조하면서 반대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알리앙스번스타인’의 샤마일라 칸 뉴욕 펀드매니저는 “개혁정부가 안정된 수준에 이르면 국채는 상승하는 것이 보통이다”면서 “하지만 그 수준에 이르기까지 많은 단계를 거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군대의 움직임을 봐야하는데, 그 이유는 군대야말로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가장 큰 동력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칸은 베네수엘라의 현 위기적 상황은 원유금수조치 등 베네수엘라에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미국의 전략과 베네수엘라 내에서 전개되는 정치적 저항운동의 전개 양상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24일(현지시간) 과이도 국회의장의 “시민권, 자유, 안전”을 존중하라고 촉구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했으나, 마두로 대통령 대신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선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터키와 러시아는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보유국으로 미국 정유회사의 주요 원유공급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경영부실과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현재는 국가적 파탄에 이른 상황이다. 작년에 170만 퍼센트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이 올해는 더 올라 1000만 퍼센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