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었지만 순손실 803억…조양호 경영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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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매출’ 이면에 줄어든 매출…경영참여 논란 ‘재점화’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30 12:13:39

대한항공이 사상 최대 매출치를 앞세워 잠정 실적을 통상발표 시점보다 2주 가량 앞당겨 발표했다.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등의 경영 참여 논란에 ‘사상 최대’라는 실적을 앞세워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줄고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하는 등 내실을 갖추지 못한 점에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유류비 인상과 외화환산차손실 등으로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으나 일명 ‘쥐어짜기’ 등으로 매출만 올린 회사의 민낯을 보여준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조양호 회장 일가의 경영능력 논란이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30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9일 영업(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805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전년도 8079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6924억원을 기록해 전년의 9561억원 대비 27.6% 감소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12조 6512억원 수준으로 사상 최대액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 감소와 당기순이익 적자전환 등에 빛이 바랬다.

대한항공은 영업이익이 감소한 배경으로 유류비가 6779억원 증가한 점을 들었다.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까닭은 환율 상승으로 인해 3336억원 규모의 외화환산차손실이 발생한 배경을 꼽았다.

업계 안팎은 대한항공이 영업 실적을 조기에 발표한 점에 대해 최근 불거지고 있는 경영권 논란에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양호 일가의 오너리스크와 함께 이들의 경영 능력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국민연금과 KCGI 등이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사상 최대의 매출을 필두로 실적을 공시해 이익환원 능력을 주주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해석이다.

대한항공은 통상적으로 2월중 잠정 실적을 발표해 왔다. 대한항공 측은 실적을 조기에 발표한 배경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영업이익 감소와 당기순손실 전환 등에 따라 조 회장 일가의 경영 행태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반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이 줄어든 점은 오너리스크를 지우기 위해 무리하게 투자를 감행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GTR이 폐지됐다곤 하나 그간 국적기의 독점적 위치를 이용해 거둬들인 수익을 원활히 운용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잔에어도 대한항공과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는 점은 오너일가에 몰리는 의구심을 더욱 심화시킨다. 진에어는 28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이 1조 1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올랐으나 영업이익 616억원, 당기순이익 417억원 등으로 전년 대비 각각 36.5%, 43.6% 떨어졌다고 밝혔다. 진에어는 지난해 조현민 부사장의 갑질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대한항공의 실적발표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산하 수탁자전문위원회는 29일 예정에 없던 긴급회의를 열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 문제를 재논의한 바 있다. 다만 기존 회의에서 나왔던 경영참여 반대의견이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경영참여를 하는 명목으로 주주가치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를 들고 있는 만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진 대한항공에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너리스크가 이익구조에 문제를 안겼다는 이유를 들 수도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다음달 1일 회의를 열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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