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50도 살인적 한파에 美 비상사태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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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영향…항공기 결항 등 피해 속출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31 21:28:20

▲미국 일리노이 주 미시간 호 노스애비뉴 비치에서 바라본 시카고 시내가 꽁꽁 얼어있다. 계속되는 한파로 시카고 오헤어 공항과 시카고 미드웨이 국제공항에서는 30일(현지시간) 2천여 편의 비행기가 결항됐다. [사진=The Telegraph]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북극에서 몰아친 사상 최악의 한파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는 체감기온 영하 50도의 추위로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고 급기야 일부 주에서는 비상사태까지 선포됐다.

미국기상청은 극한의 추위에 노출되면 단 몇 분 사이에 동상에 걸릴 수 있으므로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각 학교는 임시 휴교령을 내렸고 회사들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항공기 결항사태도 빚어졌다.

아무리 궂은 날씨에도 배달 업무를 완수하기로 이름난 미국 우편국도 아이오와 주에서 배달을 임시 보류한 상태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시는 더 큰 추위가 닥칠 것으로 예상돼 30일(이하 현지시간)과 31일 다수의 기차 운행 취소를 예고했다.

29일에는 시카고 철도 당국이 선로 동결로 인한 탈선을 예방하기 위해 철도에 가스 불을 지피기도 했다. 노스·사우스 다코타 주에서 오하이오 주까지 약 1,200마일에 걸쳐 10여개 주에 몰아친 이번 한파는 미국에서 20여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일리노이 주 시카고 철도 당국이 탈선 예방을 위해 한파에 얼어붙은 철로를 녹이려 놓은 가스불. [사진=The Telegraph]

미국기상청은 “살을 에는 강추위와 생명을 위협하는 강한 바람 탓에 중서부 북부 지역과 오대호 주변, 오하이오 밸리 지역은 사상 최저 기온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30일 중서부 지역의 기온이 섭씨 영하 23도~40도까지 내려가며 미네소타 일부 지역에는 영하 54도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리노이, 미시간, 위스콘신 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카고 시당국은 시내 곳곳에 160여개의 ‘보온 센터’를 운영해 시민들에게 추위를 피해 머물 수 있는 곳을 제공하기로 했다. 시카고는 기온이 섭씨 영하 32도 이하로 내려가면서 체감온도 영하 40도~45도를 기록하고 있다.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시는 시민들이 버스와 기차 등 실내가 따뜻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수도 워싱턴에서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특히 홈리스를 위한 대책 마련도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인 ‘수퍼볼’을 준비하는 조지아주 애틀란타 시에서는 300여편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미국 항공의 주요 거점 역할을 하는 시카고에서도 400여편이 결행됐다.

이번 한파의 원인은 북극을 감싸고 도는 회전기류가 약해져 북극의 찬 공기가 빠져 나와 남쪽으로 내려온 것으로 분석된다. 북극에 갇혀있던 차가운 기류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차단막이 약해지면서 남쪽으로 내려왔다는 설명이다.

[박선옥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