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한진칼 경영참여…‘정관변경’ 요구 전망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재벌·대기업

기금위, 한진칼 주주권 행사 결정…대한항공엔 행사 안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2-01 16:06:32

국민연금이 한진칼 주주권을 행사하며 경영에 참여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이하·기금위)는 한진칼에 ‘정관 변경’을 요구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에는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 기금위는 1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4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 한진칼에 대해 경영참여형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경영 참여형 주주권 행사에는 이사 선임·해임·직무정지, 정관 변경, 자본금 변경,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이 포함된다.

국민연금은 주주권 행사를 통해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 관련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의 정관 변경을 추진할 전망이다. 이사해임 안건 등은 주주권 행사범위에 포함하지 않았다. 제한적 범위의 주주권 행사로 해석된다.

기금위가 정관 변경을 요구한 배경엔 조향호 한진그룹 회장의 재판이 진행 중인 점이 지목된다. 조 회장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상태다. 국민연금의 주주제안을 통해 정관이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 관련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으로 변경되면 조 회장은 재판 결과에 따라 한진칼 등기이사 자리서 내려올 수 있다.

대한항공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선 한진칼과 분리해 결정했다. 기금위는 대한항공의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10%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0%룰에 따르면 대한항공 지분 11.7%를 보유 중인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뀌면 신고일 기준으로 6개월 내에 얻은 차익을 회사에 반환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에 2016년부터 경영참여 목적으로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총 489억원의 차익을 반환해야 한다.

재계는 국민연금의 결정에 불안감을 표하는 분위기다. 한진그룹을 시작으로 국민연금이 지분을 가진 기업에 대한 경영참여를 본격화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기업활동에 정부가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잦은 개입으로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에 제약이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금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진칼에 대해서는 제한적 범위 내에서(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행사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에 대해 경영참여를 하지 않기로 한 점에 대해선 “스튜어드십코드 운영의 근본적 목적은 기금의 수익성이다”며 “사안이 악화된다면 단기매매 수익을 포기하면서도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11.56%를 가진 2대 주주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경우 지분 7.34%를 확보해 3대 주주로 있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