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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진단]-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개혁개방

김정은체제 북한과 베트남…겉모습만 비슷, 속은 판이

베트남 롤 모델 삼을 가능성 높아…정부 역할 높지만 속도조절 필요

이한빛기자(hb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2-12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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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가운데 이번 회담 결과에 따라 북한의 개혁개방, 경제지원 관련 내용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개성공단 모습 [사진=스카이데일리 DB] ⓒ스카이데일리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지난 1차 회담에서는 비핵화에 대한 원론적 합의에 그쳤지만 이번 회담은 지난 회담보다 더 진전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회담결과에 따라 대북제재 해제 가능성도 전망된다.
 
대북제재 해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제지원과 기업투자 등을 바탕으로 한 북한의 개혁개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담이 열리는 베트남이 1980년대 후반부터 개혁개방 정책을 내세워 성공한 전례가 있는 만큼 북한 역시 베트남의 모델을 참고해 개혁개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한 우리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철도사업을 시작으로 북한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베트남이 약 3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개혁개방을 시도한 만큼 북한에 대해서도 순차적이면서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대규모 투자에 앞서 북한 불안정성의 완전한 해소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2차 북미회담, 비핵화 이행 및 상응조치 구체화 화두 될 듯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는 지난 1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미국을 방문한 이후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김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가진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친서를 전달했다. 백악관 측은 2월 말 쯤 2차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진행한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오는 27일과 28일 양일 간 베트남에서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지만 김정은과의 관계는 좋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개최지가 베트남 하노이임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번 2차 회담은 1차 회담과 마찬가지로 제3국에서 1박 2일로 개최된다. 산적한 현안들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낸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기간이다. 1차 회담에서 어느 정도 합의됐던 비핵화와 이에 따른 상응조치를 구체화하는 게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나아가 비핵화 이후 북미관계 정상화와 대북제재 해제, 경제 개발을 위한 청사진 등도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이 경제적 성장이라는 새로운 로켓을 쏘아 올릴 것이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경우 대북제재가 완화되면서 북한의 경제개발도 가속화 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경우 국제사회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부분은 바로 북한의 개혁개방이다. 북한은 나진·선봉 등에 경제 특구를 건설하는 것은 물론 원산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등 구체적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거기에 대북제재 해제를 통한 국제사회의 경제 지원 및 외국기업의 투자가 이뤄진다면 북한 역시 개혁개방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회담 결과를 낙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평화라는 대의에 진전을 이루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북한은 김정은의 리더십 하에 경제 강국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경제적 성장이라는 다른 종류의 로켓이 될 것이다”고 역설했다.
 
북한의 개혁개방 정책 베트남 ‘도이머이’와 유사 가능성…“北불안정성 완전해소 관건”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본격적인 개혁개방에 착수한다면 정치적 체제는 사회주의를 유지하면서 경제 체제만 자본주의를 접목하는 중국, 베트남 등의 형태를 갖출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 중국과 베트남의 개혁개방 방식을 롤 모델로 삼아 정책을 수립해 나갈 가능성이 높게 관측된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집권 이후 1970년대 말부터 도시 중심의 특구를 형성해 개혁개방을 본격 추진했다. 1979년 홍콩, 대만 등과 인접해 있는 광둥성 선전, 주하이, 산터우를 수출특구로 개방하면서 성공을 거둔 이후 중국 해안지역의 개발을 확대했고 현재는 내륙 지역의 개발로 발을 넓히고 있다.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 정책을 내세워 개혁개방에 나섰다. 당시 베트남은 인플레이션이 700% 이상으로 치솟았고 식량 부족과 경제 성장 둔화로 위기를 맞고 있었다. 1980년대 초반 일부 지방에서 농업분야의 할당량만 채우면 농민이 사유할 수 있도록 도입한 도급제가 성과를 거두면서 결국 쇄신을 선택했다.
 
베트남은 도이어이의 일환으로 1987년 외국인 투자법을 제정한 이후 1990년 회사법을 제정해 민간기업 운영을 허용했다. 이후 토지법 개정을 통해 담보권, 사용권, 상속권 등을 인정하는 등 외국 자본의 유입과 민간기업의 성장을 유도했다. 1989년 정치적 불안요소였던 캄보디아 문제를 해결하면서 1995년 미국과 국교를 수립, 개혁개방에 날개를 달았다.
 
그 결과 베트남은 연평균 6.7%의 고성장 기조를 이어갔고 지난 2008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143달러에 진입했다. 이후 지난해 GDP는 2587달러로 10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도 매년 늘어나 지난해엔 사상 최고치인 180억 달러를 기록했다.
 
북한은 그동안 경제 특구를 개발하는 중국식 개혁개방을 시도했으나 핵개발로 인한 대북제재가 이어지면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 회담 이후 제재가 해제된다면 도이머이를 접목한 개혁개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2차 북미회담의 장소가 베트남 하노이로 결정된 것도 이러한 북한의 계획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 역시 지난 11월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만나 베트남의 경제개발 모델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하노이 외곽 산업단지와 하롱베이 등을 방문해 베트남의 개방 성과와 관광산업 활성화 노하우를 청취하기도 했다.
 
▲ 북한은 베트남의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에 관심을 갖고 롤 모델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 12월 베트남의 산업단지와 관광지 등을 방문하며 경제개발 노하우를 청취했다. 사진은 지난 12월 리용호 외무상과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장관의 회담 모습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역시 북한의 현재 정치·경제적 상황에서 도이머이를 토대로 한 개혁개방이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베트남의 개혁개방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만큼 북한 불안정성의 완전한 해소 등 불확실성 해소에 발맞춰 순차적이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상만 중앙대 명예교수는 “베트남의 도이머이가 아래로부터 개혁이 시작됐고 미국과 국교를 맺으면서 개방이 확산돼 성공했는데 북한도 베트남과 유사하게 갈 가능성이 높다”며 “오히려 북한은 산업화 수준의 기반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고 투자 잠재력이 있는 나라가 주변에 많다는 점에서 베트남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남한의 경제개발 노하우와 국제 개발기구 등의 영향을 받으면 성장률도 높게 기록할 것이다”며 “다만 북한의 체제가 개혁개방을 얼마나 받아들이고 기준에 맞춰 내부 변화를 얼마나 빨리 할 수 있을지가 성장의 성패가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중국과 베트남의 급진적 개혁개방에서 나온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현수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정책팀장은 “중국이나 베트남은 시장경제에 대한 학습이 전혀 없었던 만큼 부작용도 많이 나타났다”며 “앞으로 시장이 열리면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텐데 정부가 시장 개방에 앞서 교류나 교육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 팀장은 “우리가 지리적, 언어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어 산업표준이나 인프라의 통일이나 기술인력 등의 교육을 통해 교류를 확대하면 사업의 기반을 닦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전에 우리가 도움을 준다면 제재가 풀려 사업을 진행할 때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북지원이 이뤄지더라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상만 명예교수는 “북한에 대한 지원이나 투자는 북미 간 비핵화 속도에 맞춰 가야 한다”며 “단 속도조절을 핑계로 경제협력에 소극적으로 임할 경우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에 선점할 당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하면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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