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공기업 유리천장…35곳 여성임원 단 1명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경제정책

정부 공공기관 여성임원 2022년까지 20% 확대 정책 ‘빨간불’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2-13 12:07:19

정부가 남녀 고용차별을 없애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 산하에 있는 공기업들의 여성임원 비율은 일반기업에 비해서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임원 후보’로 불리는 1급 직원의 경우 여성은 100명 가운데 고작 1명꼴이어서 2022년까지 공공기관 임원의 여성 비중을 20%까지 높이겠다는 정부 목표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시장형·준시장형 35개 공기업의 고용현황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임원 163명 가운데 여성은 단 1명(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한 여성임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장옥선 상임이사로 지난해 1월 LH 56년 역사상 여성 최초로 임원 자리에 올랐다. 장 이사는 1988년 당시 한국토지개발공사 입사 후 주거복지처장, 도시계획처장, 산업단지처장, 경영관리실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공기업 여성 임원 비중은 4년 전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 2014년 1.5%였던 공기업 여성 임원 비중은 2015년 1.4%, 2017년 1.2% 등 매년 감소하다 지난해 0.6%로 1% 선마저 무너졌다.

대표적인 ‘남초’ 직장으로 꼽히는 발전공기업의 여성임원 비중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전력공사와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발전공기업의 여성 임직원 비율은 15.4%로 나타났다. 발전공기업 전체 임직원 4만7524명 중 7318명으로 공공기관 평균인 31.5%의 절반 수준이다.

증가세도 공공기관 평균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발전공기업 여성 임직원 비중은 2013년 12.7%, 2015년 13.7%, 2017년 14.7% 등으로 5년 간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관별로 보면 여성 임직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전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전 임직원 2만2706명 중 여성은 4406명으로 비중은 19.4%에 달했다. 한수원 등 타 발전공기업 평균인 11.5%보다 무려 7.9% 높다. 한전 여성 임직원 비중은 2013년 15.7%에서 2015년 17.1%, 2017년 18.7%등 매년 늘어 5년 간 3.7%(1264명) 증가했다.

다음으로는 12.1%를 기록한 한수원으로 총 임직원 1만2317명 중 1488명이 여성이었다. 2013년 9.4%였던 한수원 여성 임직원 비중은 2015년 10.8%, 2017년 11.3%로 매년 증가했다. 5년 간 증가율은 2.7%(585명)이다.

조사대상 6개 발전 공기업 중 서부발전과 남동발전 2곳은 지난해보다 여성 임직원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발전은 0.2%, 남동발전은 0.3% 각각 하락했다. 특히 여성 비중 최하위인 남동발전은 5년 전보다도 비중이 오히려 0.1% 줄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정규직 채용 시 특정성별을 우대해서 뽑지 않는 만큼 여성 임직원 비중이 늘거나 줄어드는 것은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과거 남성이 전담했던 교대근무 등에도 여성이 투입되는 등 성별 장벽이 낮아지고 있어 여성 비중은 차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해 3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개최한 ‘정부혁신 전략회의’에서 오는 2022년까지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 임원의 여성 비율을 20%로 높이는 내용을 포함한 ‘여성임용 목표제’를 발표한 바 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