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뿐인 남양유업, 반성 없인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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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2-22 17:51:53

대학생들 사이서 유독 인기를 끄는 초콜릿 우유 상품이 있다. ‘초코에몽’이라는 이름의 초콜릿 우유는 가격이 저렴하고 묶음 판매 이벤트를 자주 실시한 덕분에 훌륭한 ‘가성비’ 제품으로 평가받아 높은 인기를 구사했다. 그런데 언제까지나 높은 인기를 구사할 것처럼 보였던 초코에몽은 뜻하지 않게 ‘불매운동’이란 위기에 봉착해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초코에몽이 맛이 없어졌거나, 비싸졌거나, 대항마가 생긴 이유 등은 아니다. 원인은 제조사에 있었다.

초코에몽을 제조하고 유통하는 업체는 갑질 사건으로 이름 높은 ‘남양유업’이다. 소비자들이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을 실시하자 그토록 사랑받던 초코에몽도 덩달아 사람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남양유업은 갑질 사건을 비롯해 이물질 식음료 논란, 곰팡이 주스 논란 등에 휩싸이며 소비자들의 날선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남양유업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 까닭은 그들의 태도에서도 비롯됐다. 각종 구설수에 오른 남양유업은 쇄신과 반성을 통해 기업을 바꾸려는 노력대신 꼼수로써 상황을 반전시키려 했다. 의도적으로 상품에 로고를 가려 남양유업 상품 불매운동의 여파를 피한다는 의혹을 받았고 새로 론칭한 브랜드는 ‘1963백미당’이란 이름을 써 남양유업이란 이름을 지웠다. 이는 소비자들의 더 큰 비판으로 이어졌고 오히려 남양유업의 이미지 추락을 거들었다.

남양유업이 꼼수대신 반성과 쇄신의 자세를 보였다면 결과는 달랐을거라는 게 대다수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남양유업은 초코에몽 외에도 친숙한 이름의 ‘프렌치카페’, ‘맛있는우유 GT', ’임페리얼‘ 등의 브랜드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의 사랑은 받은 바 있다. 남양유업의 창업주인 홍두영 명예대표가 좋은 유제품을 만들기 위한 외길 인생을 걸어왔고 아들이 홍 회장도 이를 계승해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덕분이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남양유업은 갑질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2년까지만 해도 1조원 대의 매출과 637억원의 영업이익, 610억원의 당기순이익 등을 기록한 건실한 기업이었다. 하지만 갑질사태가 발생한 2013년엔 174억원의 영업손실, 455억원의 당기순손실 등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금도 남양유업은 갑질사태 이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남양유업이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각종 꼼수와 사건사고로 인해 추락한 이미지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에 다름아니다. 이는 남양유업의 백미당 브랜드가 선풍적 인기를 끄는 와중에 남양유업이 모기업이란 사실이 밝혀지자 소비자들의 비판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갑질사태의 여파가 어느 정도 가신 후 남양유업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다시 늘어나자 ‘냄비근성’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기도 했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남양유업의 제품은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남양유업은 갑질사태의 여파가 가신 2015년과 2016년에 380억원, 459억원 등의 영업이익과 266억원, 371억원 등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다시 사건·사고 등이 발생하며 이듬해부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만약 남양유업이 꼼수와 회피의 자세로 각종 사건·사고에 대처하기보다는 진정한 반성과 쇄신의 자세로 미래를 맞이했다면 결과는 전혀 다를 수 있었다. 그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겠지만 오늘날처럼 남양유업 제품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덴 성공할 수 있을 게 분명하다.

최근 남양유업은 국민연금의 주주제안을 사실상 거부하며 업계 안팎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런데 국민들은 국민연금을 탓하기보단 남양유업의 이기적인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국민연금의 경영참여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큰 상황이라 이 같은 반응은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남양유업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됐음을 엿볼 수 있다.

남양유업은 우리나라 낙농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당장 오늘만 바라보기 보다는 내일과 먼 미래를 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까진 나름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했다곤 하나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남양유업은 진정한 반성의 자세로 소비자들을 대하며 미래를 준비해야한다. 그래야 기업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세울 수 있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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