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금융위기 이후 한국 제조업 경쟁력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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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전후 국내 제조업 노동생산성 7.0%→2.8%로 급락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2-24 17:56:57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제조업 1인당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연 7.0%에서 연 2.8%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제조업 단위노동비용은 연 0.8%에서 연 2.2%로 증가해 세계적 흐름에 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4일 미국 컨퍼런스보드 자료를 이용해 41개국을 대상으로 ‘제조업 생산성 및 단위노동비용 국제비교’를 실시한 결과, 41개국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02~2009년 연평균 3.4% 증가하고 2010~2017년 연평균 3.5% 증가해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02~2009년 연 7.0%가 늘어 중국, 폴란드, 슬로바키아, 루마니아에 이어 5번째로 높았으나 2010~2017년 연 2.8%로 빠르게 둔화돼 28번째에 그쳤다. 이는 일본(4.1%), 독일(4.0%), 프랑스(2.9%) 등 주요 선진국보다 낮은 수치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른 나라에 비해 노동생산성 상승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단위노동비용의 증가율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노동비용은 제품 하나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노동비용이다. 제조업의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제조업 경쟁력의 측정지표로 단위노동비용이 감소하면 적은 노동비용으로 같은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올라간다.

41개국의 제조업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2002~2009년 연평균 6.0% 늘었지만 2010~2017년 연평균 1.7% 감소했다. 이는 세계 제조업의 원가 경쟁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국은 단위노동비용이 2002~2009년 연 0.8% 증가로 낮았지만, 2010~2017년 단위노동비용은 연 2.2%로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단위노동비용이 한국보다 빨리 증가한 나라는 중국, 인도뿐으로 한국 제조업 경쟁력이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며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동아시아 주요 제조 경쟁국과 비교해도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연도인 2009년 대비 2017년 1인당 노동생산성은 중국이 93.1%, 싱가포르 71.7%, 대만 38.7%, 일본 38.1% 증가해 한국(24.4%)을 크게 앞질렀다.

반면, 같은 기간 단위노동비용은 중국이 39.1%, 한국 19.3%, 대만 1.5%, 싱가포르 -16.0%, 일본 -33.4%로 중국과 한국은 대폭상승한 반면 일본·싱가포르 등은 크게 낮아졌다. 중국을 제외하면 비교국과 한국간 제조업 경쟁력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최근 우리 경제 선도산업인 제조업의 생산성 상승세가 꺾이고 단위노동비용이 늘어나면서 국제 경쟁력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유연근로시간제 개편, 최저임금 인상 등 중요한 경제이슈를 다룰 때 생산성과 경쟁력 논의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지금은 노사정이 생산성 향상, 국제경쟁력 확보를 우선순위로 두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