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지방 내모는 부동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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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지방 내모는 부동산 정책

이철규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2-28 08:30:48

지난 2월 마지막 주 경기지역 아파트 매매값과 전세값은 하나같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기 시작했다. 전세값의 하락은 이제 구도심지역을 넘어 최근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신도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 정보사이트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경기도 주요 지역인 수원 광교의 아파트 매매값은 –0.20% 하락했다. 이외에 하남 위례가 -0.10%, 군포 산본이-0.08% 하락했으며 안양 평촌이 –0.07% 내림세를 기록했다. 특히 전세값은 더욱더 하락의 폭이 커 의왕·안양 등 신규 입주 단지 주심으로 내림폭이 확대됐다.

광교는 전세값이 –0.52%를 기록했으며 평촌은 –0.29%, 동탄은 –0.27%가 하락했다. 이처럼 하락폭이 커진 데는 매물이 쌓인 것과 동시에 입주 단지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동산 거래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시세보다 싼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대출이자에 보유세 등이 증가하면서 전세값을 싸게 내놓더라도 빨리 빚을 갚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처럼 집값과 전세값이 하락하면서 집값이 급상승한 서울을 버리고 경기나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 1월 말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경기도의 순유입자 수는 17만9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한 인구는 13만5216명으로 전체 순유입 인구의 79.5%를 차지했다.

또한 최근 4년 간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한 인구는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15년 9만4768명이던 유입은 2016년 13만3617명으로 증가했으며 2017년 11만6162명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17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7만94명으로 최고 정점을 기록한 이유는 2017년 여름 이후 급상승한 서울의 집값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경우 2017년과 2018년 사이에 23.7%가 상승했으며 동작구는 22.7%가 올랐다. 서울 집값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강남구는 21.8%가 올랐다.

지난해 서울을 버리고 경기도로 이주한 사람들을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35~39살이 2만5214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이 30~34살로 2만4365명(14.32%)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한 30대가 전체 순유입 인구의 29.2%를 차지하는 것이다. 다음은 20대로 총 2만5341명이 이주했다. 이는 치솟는 서울의 집값을 피해 경기권으로 이동한 30~40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로 총 42521명이 빠져나갔다. 이는 전체 순유출 인구 중 38%가 넘는 비율로 서울의 삶이 각박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다음은 40대로 24%를 차지했다. 30대와 40대를 합치면 62%로 한창 활동해야 할 인구들이 대거 서울을 이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대출이 어려워지고 서울의 집값이 상승하면서 젊은층들이 서울을 벗어나 경기권으로 이주하는 것이다. 이처럼 순유출이 급증하면서 서울의 아파트 값은 지난해 9월을 시작으로 지난 2월 마지막 주까지 연속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아파트 매매지수 역시 하락을 거듭해 지난 2월 2주에는 73.2를 기록했다.

부동산 정책에 집값 상승이 이어져 이 사회의 주력층이 서울을 버리고 지방으로 떠나고 있다. 이처럼 젊은층이 서울이 떠나면서 도시자체의 노쇠화를 우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또한 강남과 강북은 물론 수도권과 서울의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로도 늘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를 타파하기 위한 정책들이 사회의 중심축인 30~40대의 탈 서울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