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노후 항공기 정보 공개…‘아시아나항공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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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령 20년 이상 항공기 아시아나항공 19대 보유…사실상 퇴출 추진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2-25 13:42:49

국토교통부(이하·국토부)가 운항한지 20년이 넘은 노후항공기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며 사실상 퇴출 작업에 들어갔다. 정보 공개를 통해 노후항공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적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인 것으로 조사돼 대대적인 교체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부는 고장이 잦은 기령 20년 이상 항공기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경년기(經年機) 안전관리 강화방안에 따른 것이다. 운항한지 20년이 넘은 항공기 대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와중에 그간의 고장이력 등을 분석하고 차별화된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시행하기 위함이다.

이에 ‘대 국민 경년기 정보공개 제도’가 도입된다. 항공교통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편리하게 알 수 있도록 항공사별 경년기 보유대수와 기령, 각 노선별 경년기 투입횟수 정보 등을 국토부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이다. 정보는 매 반기별 공개된다. 아울러 비행 편마다 경년기 배정 여부를 승객들에게 사전 고지하도록 하고 승객들이 탑승 거부 시 환불, 대체항공편 등을 제공하게 하거나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 등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가 검토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9개 국적항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는 총 398대며 그 중 기령이 20년을 초과한 항공기는 41대로 전체 중 10.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항공기 비율은 2015년 4%, 2016년 4.9%, 2017년 7.6% 등으로 지속 증가해 왔다.

항공사별로는 아시아나항공이 여객기 9대, 화물기 10대 등으로 노후항공기를 총 19대 보유하고 있어 국적항공사 중 가장 많은 노후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대한항공 15대, 이스타항공 3개, 에어인천 3대, 티웨이항공 1대 등이 뒤를 이었다. 이중 대한항공의 경우 15대 모두 여객기로 조사돼 여객기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노후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금년 중 해당 항공기를 모두 해외로 송출(임차기 반납)할 계획이나 나머지 3개 항공사는 구체적인 송출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령이 20년이 넘은 항공기에 대한 주의가 환기되는 까닭은 잦은 결함으로 인해 결항·지연 등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지난 2017년~2018년 중 항공기 기령에 따른 고장 경향성을 분석해본 결과 기령이 20년이 넘은 항공기에서 정비요인에 의한 지연, 결항 등 비정상운항이 기령 20년 이하인 항공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지난 2015년 정부는 항공사와 ‘경년항공기 자발적 송출협약’을 체결하고 항공기 기령이 20년에 도달하기 전 항공사 스스로 송출시키도록 독려했지만 단순 권고사항에 불과해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안전대책을 마련·추진할 계획을 밝힌 배경으로 풀이된다.

2017년부터 2018년 중 항공기 1대당 정비요인으로 인항 회항 발생건수가 기령 20년 이하는 항공기 1대당 0.17건으로 나타난 반면 기령이 20년이 넘긴 항공기는 대당 0.32건으로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지난해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정비요인으로 인한 지연 또는 결항된 건수가 기령 20년 이하는 항공기 1대당 3.2건인 반면 기령 20년 초과는 1대당 15.7건으로 5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지난달 기령 20년을 넘긴 아시아나항공 B747 화물기에서 회항 2회, 이륙 중단 1회, 장기 지연 1회 등 기체결함에 의한 안전장애가 한 달 만에 4차례나 발생해 2월부터 정부 안전 감독관이 항공사에 상수하며 정비상황을 매일 확인하고 있는 상황으로 안전관리 강화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기체결함이 잦은 부위는 주로 랜딩기어, 날개에 장착된 양력 조절계통, 출입문 등 움직임이 잦은 부위에서 부품결함이나 오랜 사용 등에 의한 피로균열 등이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부는 안전관리 강화를 통해 먼저 경년기에 대한 항공사 정비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령에 따라 결합이 많아지는 기골, 전기배선 등 부위에 대한 특별 정비프로그램을 설정하고 주기적 점검과 부품교환 기준을 마련한다. 경년기 보유 항공사는 소속 정비사에게 경년기 주요 결함유형, 정비작업 시 유의사항 등을 매년 최소 10시간 이상 교육하는 게 의무화된다.

정부 안전감독도 강화돼 경년기 경향성을 상시 감시해 결함률이 일정 기준을 초과할 시 해당 항공기를 비행 스케줄에서 제외시켜 기체 점검, 부품교환 등 충분한 정비시간을 가지도록 항공사에 즉시 지시한다. 정부의 정비 분야 항공안전감독관 9명중 1명을 경년기 전담 감독관으로 지정해 연중상시 밀착 점검하기도 한다.

오성운 국토부 항공기술과 오성운 과장은 “항공사들이 경년기를 사용하려면 완벽한 정비와 충분한 안전투자를 통해 기령이 낮은 항공기와 결함률이 차이가 없음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며 “이번 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국적사들의 송출정도 등에 따라 필요 시 추가대책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