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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문화’가 2019년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떠올랐다.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한 국내 살롱 문화는 개인의 취미(취향)을 바탕으로 한 온·오프라인의 모임이 발전한 것이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살롱은 다양한 사람들과 독서· 음식·사진·영화 등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다.
현재 운영되는 살롱 모임들은 상당수가 유료로, 분기별 30~40만원의 회비를 내야하거나 1일 3만원의 이용권을 구매해야 한다. 때문에 일부에선 살롱이 적지 않은 돈을 요구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취미 중심의 ‘살롱 문화’…밀레니얼 세대와 40대 중심으로 확산
살롱(salon)은 프랑스어로 ‘응접실’, ‘사교집회’를 뜻한다. 17~18세기 프랑스를 중심으로 시작된 살롱은 귀족과 예술가, 시인과 철학자 등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어울리는 공간이다. 때문에 살롱은 단순한 사교 공간을 넘어 성별이나 신분을 가리지 않고 대화와 토론을 나누는 지성의 보고였다.
이런 살롱 문화가 밀레니얼 세대와 나이에 비해 젊게 살고 싶어하는 40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는 책이나 요리 등이 주요 콘텐츠지만, 음악·글쓰기·영화 등으로 점점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 살롱 문화가 확대되는 이유는 각기 다른 취미와 지식을 공유할 수 있고 지적 교류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프랑스의 살롱 문화를 현대적이고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이 탄생하고 있다.
사람들이 살롱 문화에 빠져드는 또 다른 이윤 살롱 문화가 지닌 거리의 설정에 있다. 살롱을 통해 사람들은 지나치게 친밀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예 모르는 사람도 아닌, 그 중간의 위치에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살롱 모임의 장점은 이름·나이·학력·직장 등 인적사항을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쉽게 말할 수 없는 고민을 털어놓거나, 평상시의 나와 다른 나를 발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살롱 모임에는 2030세대를 비롯해 중장년층 세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관계를 맺고 있다.
이처럼 살롱 모임이 인기를 끌다보니 많은 업체들이 모임을 ‘멤버십’을 이용한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살롱들은 시즌별이나 분기별로 회원을 모집해 각 모임별로 심화모임을 구성하고 있다.
독서·요리 교실 등 고가의 유료 모임…‘살롱 문화’에 대한 ‘불편한 시선’
‘살롱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오프라인 모임으로는 ‘취향관’과 ‘문토’를 들 수 있다. 합정동에 위치한 취향관은 2층 양옥을 살롱으로 개조해 운영하고 있다. 취향관은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살롱이자 클럽이다.
서교동에 위치한 ‘문토’는 독서와 요리 등 다양한 분야의 ‘살롱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모임으로 취밍를 기반으로 한 모임이다. ‘문토’는 주제를 발제한 리더를 중심으로 시즌별 멤버십으로 운영되며 격주로 모임을 갖고 있다. 문토 역시 취향관과 마찬가지로 고가의 멤버십 비용을 받고 있다,
격주 운영하는 글쓰기 모임도 있다. 이들은 매일 단체 카톡방에 ‘오늘의 한 문장’을 공유하고 격주로 만나 그간 공유했던 문장들 가운데 하나를 골라 한 시간 동안 글을 쓰고 낭독한다. 해당 모임의 멤버십 비용은 25만원으로 총 6회 이루어진다.
영화와 관련된 대표적인 모임으론 ‘시네마 클럽’이 있다. 시네마 클럽은 개인적으로 관련 영화를 시청하고 난 뒤 토론을 진행한다. 시네마 클럽의 멤버십은 1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비용에는 장소 이용료가 포함돼 있다고 하지만 격주로 진행되는 모임을 고려하면 비싼 가격이다.
이처럼 살롱 모임의 멤버십 비용이 고가에 형성됨에 따라 잡음이 일고 있다. 실제로 취향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멤버십 비용은 3개월에 45만원, 6개월에 80만원 이었다. 이 가격은 커피 한 잔 값에 장소 대여를 포함한다 해도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프리랜서 이윤재(25·남) 씨는 “살롱 모임을 해본 적이 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싼 건 사실이다”며 “대관료나 시설비가 들어가겠지만 그 기준이 애매하고 투명하게 공시되지 않아 이 부분을 공지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카페나 세미나실을 빌려 취미를 공유하는 모임과는 금전적인 차이가 많이 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서울 시내에서 모임장소로 이용할 수 있는 곳 의 비용은 시간당 1~2만원이면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4~8명의 시민들이 토론이나 세미나를 위해 대여한다는 해당 시설은 3시간을 이용해도 6만원이면 충분했다. 즉 한 사람당 1만원 정도의 대여료를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살롱 모임은 비싼 멤버십 비용뿐 아니라, 취미를 공유하기 위해 모인 자리가 ‘사교모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직장인 이수경(29·여) 씨는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 가입했는데 간혹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분들이 있다”며 “살롱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마음이 맞는 것이라면 문제 없겠지만 가입의 목적 자체가 애인을 만들기 위해 들어오시는 분들의 경우, 활동도 안하고 문제만 일으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취미를 공유하는 공동체가 온라인의 한계를 느끼고 오프라인으로 많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초기의 모임 취지가 변질될 여지가 있고, 이용자들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규제 제도가 이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악용해 상업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클럽도 있어 관련 규정 같은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형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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