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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예술과 인생

여우와 두루미, 트럼프와 김정은

국가 간에는 속임수가 안 통한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3-10 16:02:14

▲ 김수영 서양화가
이솝(Aesop)은 기원전 약 6세기에 고대 그리스에 살았던 사람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이름을 따서 모아 놓은 <이솝우화>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대단히 재미나는 책이다.
 
어릴 적 이솝우화를 안 읽어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솝우화는 동물을 주제로 우리 인간에게 매우 유익한 교훈을 주는 내용이 들어 있는 교양도서다.
 
이솝우화 중에 여우와 두루미가 있다. 심술을 좋아하는 여우가 두루미에게 “한턱 낼테니 우리 집에 오라”고 초대를 했다. 여우는 두루미에게 납작한 접시에 수프를 담아 내밀었다. 두루미는 부리가 길기 때문에 여우가 내민 수프를 먹을 수 없었다. 이 모습을 본 여우는 혼자만 수프를 맛있게 먹었다.
 
얼마 후, 두루미는 여우에게 “예전에 음식대접을 잘해서 고맙다. 이번에는 내가 한턱 낼 테니 우리집으로 오라”며 여우를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두루미는 여우에게 입구가 긴 병에 고기를 담아 내밀었다. 여우는 부리가 없기 때문에 깊이 들어 있는 고기를 꺼내 먹을 수 없었다. 이 모습을 본 두루미는 약 오르지 하면서 자신만 고기를 맛있게 집어 먹었다.
 
이 우화는 상대방을 초대하여 먹을 수 없는 방식으로 음식을 대접해 상대의 약점을 노려 골탕을 먹이는 아주 교활한 여우와 두루미를 의인화 하여 재미있게 쓴 것이다.
 
2019년 2월 28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담판에서 보면 마치 여우와 두루미를 연상케 한다.
 
김정은이 먹을 수 없는 “경제대국을 만들어 줄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유혹을 하면서 비핵화를 하라고 접시에 담아 김정은에게 요리를 내밀었는데 김정은은 미국이 다 알고 있는 새롭고 거대한 비밀 핵시설을 감춘 채, 다 낡아 빠지고 쓸모없는 “영변 핵시설을 폐기해 줄테니” 경제 재제를 “완전히 다 풀어 달라”며 트럼프에게 이걸 먹고 떨어지라고 참으로 보잘 것 없는 접시를 내 밀었다.
 
이솝우화에서 여우와 두루미와 비슷하고도 매우 의미있는 “세기적 핵 담판”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바둑에서의 복기(復棋)를 생각하면서 이번 핵 담판에 대한 한국의 언론과 한국 정부의 눈 먼 장님의 행태를 지적해 본다.
 
먼저 한국의 언론은 김정은이 압록강을 건너 하노이까지 실로 4000킬로미터를 기차로 달려갈 때부터 생중계 방송을 하다시피 하면서 뉴스 시간마다 현지 특파원을 동원하여 오두방정을 떨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해괴망측한 70여시간의 기차를 타고 평균 52.5킬로미터의 느린 속도로 달리면서 덜그덕거리는 기차여행을 하는 것에 대한 논평은 어디를 찾아 봐도 단 한마디 비평과 논평이 없이 그저 “평화의 대장정을 위한 놀라운 여행”으로 사실보도에 눈이 멀었다.
 
자유민주국가의 올바른 언론으로서 수평적 사고방식과 객관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다음과 같은 시각의 논조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신정주의 나라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할아버지가 갔던 길을 기차로 간다고 하면서 60년 전에 행했던 구 시대의 교통 방법으로 해괴하게 정상회담을 나서는 이상한 행보에 대해서 단 한군데도 비평을 하는 곳이 없었다.
 
오히려 “경제 신개발의 현장을 답사하는 형식으로 중국을 가로질러 내려가는 대장정”이라며 감동받았다는 식의 보도를 하고 있었다. 21세기 초 스피드 시대에 시속 55킬로미터의 저속으로 불과 세 시간이면 날아가는 것을 70시간을 낭비하는 해괴한 여행에 대한 구시대적 행보를 단 한마디도 비평을 못하는 한국의 언론이 장님이라는걸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는 보도였다.
 
트럼프는 <거래의 기술>이라는 책을 쓸 정도로 부동산 업자이자 21세기 최고의 글로벌 리더인 미국의 대통령이다. 하지만 그는 독특한 어법으로 시정잡배 수준의 막말과 도무지 종잡을 수 없을 만큼 직설적이고 흉폭스런 생각이 가득한 사람이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가르켜 “로켓 맨”이라면서 핵실험과 로켓 ICBM실험을 해대는 것에 막말을 하다가 어느 순간 “사랑해요” “우린 짝사랑을 한다” “내 친구 정은이는 잠재력이 대단하다”며 마구 칭찬을 하면서 6.25 때 58.000명이나 미군을 죽인 원수이며 적을 끌어안고 마구 포옹하는 사랑으로 표현한다.
 
이런 트럼프가 하노이에서 “역사적 담판” 도중 어느 순간 김정은과 대화를 중단하고 밥도 같이 안 먹으면서 회담장을 뛰쳐나와서 곧 바로 비행기를 타고 “사랑스러운 워싱턴으로” 날아가 버렸다.
 
한국의 언론은 그 누구도 회담에 대해 예상치 못하고 헛물만 켰다. 특히 청와대조차도 마구 기대 섞인 꿈꾸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완전히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는 건지 그런 파격적 예상을 하기 싫은 건지 모를 일이다. 
 
하노이 회담이 시작되자 한국의 언론은 이렇게 보도하고 있었다. “회담은 성공적일 것” “훌륭한 결과 확신” “평화선언 나아가서는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신한반도 평화시대 도래” 등 온갖 미사여구로 신문 1면을 장식했고 방송에서도 장밋빛 나팔을 마구 소란스럽게 불어 대고 있었다.
 
김정은이 완성해 놓았다는 북한의 30개~60개의 핵을 평양 공항에 주-욱 늘어놓고, “트럼프 어르신 이것이 우리가 개발해 놓은 모든 핵입니다. 어르신께서 자랑스럽게 이 모든 핵을 몽땅 가져가십시오. 지금 즉시 어르신이 모두 미국으로 가져가십시오”라고 공손히 말할 것 같은가?   
 
참으로 순진한 청와대와 한국의 언론이임이 틀림없다. 김정은이 핵을 모두 없애리라는 생각을 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누구말대로 환상에 젖어 사는 몽상가이거나 완벽한 김정은 추종자일 것이다.
 
김정은이 “해괴한” 기차여행을 하고 나타나 항복 문서에 사인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거래의 달인”이라는 트럼프로서는 거래가 되지 않는 상거래라 판단하여 자리를 박차고 나설 수밖에 없었다. 아주 작은 것을 내주고 모든 것을 비싸게 팔아 버리려는 김정은의 속내를 알고는 더 이상 핵담판장에 앉아 있을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것을 단 하나도 눈치 채지 못하고 “역사적 담판이 성사”될 것처럼 침을 삼킨 한국의 언론이나 청와대는 바둑의 수를 모르거나 거래의 술수를 단 1%도 모르는 순진파거나 사기 친 것을 도와주는 자이거나 아니면 한가하게 꿈을 꾸는 몽상가일 뿐이다.
 
“평화선언” “종전선언”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것에 대해서도 한번 짚어 보자. 뚱보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이 1950년 일요일 새벽 38선을 탱크로 밀어내면서 서울을 단 3일 만에 점령하고 처음 한 말이 “서울을 해방시켰다” “우리는 민족해방전선에서 위대한 승리를 했다”였다.
 
김일성은 6.25전쟁을 남침이 아닌 “민족해방전선”이요 “남조선 인민을 해방”시키는 일환으로 쳐들어왔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가 찰 일이디. 국민소득 3만불의 대한민국을 국민소득 단 1500불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해방시켜 준다는 것이다.
 
그들은 아직도 그 망상에 사로잡혀있다. 인민을 해방시켜준다는 그 “위대한”전쟁을 하루아침에 끝내고 생각을 바꾸어 “종전선언·평화선언“을 할 것 같은가? 그것은 100% 불가능하며 혹 그것을 한다 해도 손도장 찍고 나면 머릿속에서는 “조국해방” “민족해방” “인민해방”을 외칠 것이다.   
 
단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라는 모택동 등식의 방법으로 도장을 찍되 종잇장에 불과한 그것에 억매이지 않고 단숨에 뒤집어 미군철수의 방법과 수단에 불과 할 것이다.
 
이번 하노이 담판 결렬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의 생각은 아직도 중심을 못 잡고 헤매고 있는 상황이다.
 
즉 “신한반도 체제를 우리가 주도하는 백년의 질서”를 외쳤다. “신한반도 체제”라는 뜻은 무슨 허황된 문구인가?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우리가 겪고 있는 매일매일이 신한반도 체제가 아닌가?
 
신한반도 체제라는 것은 엄격히 말하자면 트럼프와 김정은이 실패한 하노이 회담이 바로 오늘의 신한반도 체제가 아니고 무엇인가? 그런데 국민과 여론이 아니, 국회가 승인도 않고 알려주지도 않고 아무도 모르는 신한반도 체제를 허공에 날리는 선언은 누구의 것이며 누가 하는 말인가?
 
현 상황을 제대로 진단과 처방을 했다면 3.1절 기념식에서 아직도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재개를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타령이 나오는가? 지금 이 판국에 그런 소리가 합당한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리는” 핵이 우리의 머리 위에서 춤을 추는데 그까짓 관광이 그리 급한가? 달러를 퍼줄 생각이 급한 건가?
 
“신한국 체제”라는 눈이 팍팍 돌아가는 이 판국에 상황판단도 못하는 북에 일년에 2억 달러가 쏟아져 들어가는 금강산 관광에다 개성공단 재개를 미국에 협의하겠다는 참으로 터무니없는 진단과 처방에 국민들은 허망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말해서 김정은의 속임수가 들통이 난 상황에서 아직도 김정은의 의중을 제대로 모르고 트럼프에 자꾸 들이대는 우리의 청와대가 불쌍하고 황당할 뿐이다. 
 
결혼중매를 할 경우 결혼중매소개소에 가보면 안다. 남자의 이력이 무엇이고 나이가 몇이며 재산은 어떤가를 정확하고 소상히 알려주어야 여자가 답을 하거나 일평생을 맡겨도 되는 사람인가를 알고 허락을 할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무엇을 감추고 속이고 비밀을 간직한 채 겉포장에만 신경 쓴다면 “돼지에게 립스틱을 바른다”고 예뻐 보이는가?
 
전 세계에서 가장 정보가 빠르고 정확한 미국이 훤히 알고 있는 상황을 모르는 척, 알려주지 않으면서 한 나라의 운명과 역사가 판가름 나는 격랑의 담판인데 “비핵화”의 비자도 아직 못하겠다며 매우 작은 것만 양보하며 상대를 완전히 두 손 두 발 들게 만들어 버리겠다는 매우 순진하고 어리석은 불평등한 담판을 준비한 우리 정부는 진정한 중매자인가? 아니면 어리석은 무허가 중매쟁이인가? 그저 몽상에 젖어 아파트 분양소 앞의 떳다방 식의 옹졸하고 급조된 중매쟁이인가? 답답하고 속이 터지는 건 상황을 바라보는 국민들이다. 
 
아주 영리한 여우와 우매한 두루미가 만나 서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마련하라 그렇지 않으면 전 세계 지구촌 70억 인구에게 우리 정부는 완전히 바보 취급당하고 길거리에 일회용 텐트를 치고 나다니는 떳다방 국가로 처분되어 우매한 국민들도 도매금으로 바보 취급당하게 된다.
 
“신한반도 체제,” 그것은 급조된 단어일 뿐이다. 지금 북한의 정확한 비핵화는 이렇게 해야 한다. 미국은 최고의 정보국가다. 북한의 핵개발 전문가 300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들의 핵개발 지역을 전기 많이 쓰는 곳을 찾아 일일이 기록하고 있을 정도이다.
 
영변 하나로 모든 것을 얻으려는 북한의 얄팍한 속임수로는 미국을 설득할 수 없을 것이다. 즉 북한의 핵을 정확하게 모든 것을 전수 조사하여 미국과 한국이 보는 앞에서 폐기해야 세계인들이 안심하고 모든 제재를 풀어 줄 것이며 북한 체제가 완전히 자유화하여 급속한 경제대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비핵화 담판은 결단코 이루어질 수 없으며 북한의 제재 해제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북한의 “최고 존엄” 단독형식과 달리, 미국에는 국회와 언론과 여론이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다. 트럼프 혼자만 결단한다고 회담이 성사되는 나라가 절대 아니다.
 
우리 정부도 북한에 대한 달콤한 짝사랑의 환상을 버려야 한다. 처음부터 원칙부터 다시 진단하고 세계인들에게 망신 당하는 성사되지 못할 중매는 중단해야 하며 북에 유리한 조건에만 급급하여 우스개로 치부될 어리석은 처방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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