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용기 갖길”…‘CJ멘토’ 이채욱 부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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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만 30년…‘샐러리맨 성공신화’ 이 부회장, 향년 74세로 별세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3-11 13:25:44

‘스타경영인’으로 꼽히는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이 오랜 지병 끝에 향년 7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샐러리맨 성공신화를 그린 인물임과 동시에 그룹 안팎의 존경을 한 몸에 받으며 멘토로도 이름 높던 그의 안타까운 소식에 추모행렬이 뒤를 잇고 있다.

CJ그룹은 이 부회장이 10일 오후 4시 5분에 별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3월 건강 악화를 이유로 경영활동에서 물러난 뒤 치료와 요양을 이어왔으나 최근 폐 질환이 악화돼 결국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로 생을 마감한 이 부회장의 소식에 그의 삶에 새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샐러리맨 성공신화’를 그린 이 부회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멘토이자 젊은 세대에게 감명을 준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이 부회장은 광복 다음해인 1946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경상북도 상주에서 5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장학생으로 상주 고등학교와 영남대 법학과 등을 졸업했다.

이후 1972년 공채를 통해 삼성그룹에 입사한 그는 9년여만에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을 지냈고 1989년엔 삼성 GE의료기기 대표를 역임하며 최고경영자(CEO)로 데뷔했다. 이후 30여년 간 GE코리아 회장, 인천공항공사 사장 등을 지내며 샐러리맨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성공한 인물이다.

특히 인천공항 사장 시절엔 연간 200회 넘는 해외 출장을 다니며 인천공항을 세계 최고 공항으로 키워낸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인 최초로 유엔자문기구 국제공항협의회(ACI) 세계총회 이사를 맡기도 했다. 업계 안팎은 이 부회장이 인천공항을 세계에 알린 것만으로도 존경받을 자격이 충분한 인물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 부회장은 CJ그룹에 최초로 몸담은 건 2013년이다. 당시 CJ그룹은 이 부회장을 외부에서 영입해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맡겼다. CJ그룹이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건 이 부회장이 최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비리 혐의로 구속된 2013년 10월 이후엔 그룹 지주사인 CJ주식회사 대표이사직도 역임했다.

그는 당시 손경식 CJ 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 등과 함께 비상경영원회를 꾸려 이 회장이 특별사면으로 복귀할 때까지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을 대신해 대외활동에도 힘쓰며 CJ 계열사의 해외사업 및 인수합병 등 투자 사업도 전두지휘했다.

아울러 그는 조직 전체에 윤리경영 등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식하는 데 힘을 쏟기도 했다. 구성원들에게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열정도 심어주며 많은 후배들의 존경을 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저서 ‘백만불짜리 열정’을 통해서도 직장인과 리더로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행운아 마인드’와 ‘오픈 마인드’를 가지며 열정을 에너지를 바꾸는 방법을 아는 ‘셀프 리더’가 돼야한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특별사면을 받아 복귀한 이후 2018년 3월 건강문제로 사퇴의사를 밝혔고 지난해 3월 CJ정기주총에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며 명예롭게 경영활동을 마무리했다. 당시 이 부회장이 “저는 진짜 행운아였고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였다”며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젊은이가 용기와 꿈을 갖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발언은 청년세대에 울림을 안겼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이 부회장은 치료와 요양을 지속해왔으나 최근 들어 지병이었던 폐질환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유족으로는 아내 김연주씨, 딸 승윤(마이크로소프트 부장), 승민(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승은(GE Healthcare Japan LCS 본부장)씨와 사위 진동희(BlackRock 이사), 최성수(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 박영식(PWC컨설팅 근무)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이다. 발인은 13일 오전 8시 40분이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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