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주도성장”…소득공제 폐지 국민 66%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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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반발에 물러선 기재부…“신용카드 소득 공제 연장 방향 검토 중”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3-11 13:22:33

기획재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검토 발언 이후 서민증세 논란이 거세지자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윤태식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근로자의 보편적 공제 제도로 운용돼온 만큼 일몰종료가 아니라 연장돼야 한다는 대전제 하에서 개편 여부, 개편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 소득공제는 1999년 개정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에 처음 반영된 후 일몰 기한이 8차례 연장돼 왔다. 현행 조특법에 따르면 올해 연말이 종료 시점이다. 지난해 정기 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부대 의견이 채택되며 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졌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증세 움직임에 근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만만한 유리지갑을 털어 나라 곳간을 채운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납세자연맹은 지난 5일부터 연맹 홈페이지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서명이 시작된 지 하루도 안 돼 참여자가 3000명을 넘어섰고, 일주일 만인 금일 오전 9시께 7200명을 돌파했다.

앞서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등 비과세 감면 제도를 전격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현재 정부는 신용카드 사용액 중 연봉의 25%를 초과하는 금액의 15%를 300만원 한도에서 공제하고 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폐지되면 연봉 5000만원 전후의 근로자는 적게는 16만원, 많게는 50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납세자연맹은 주장한다. 소득공제 축소가 근로자들의 증세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는 서민과 중산층 근로자의 삶을 더 힘들게 할 것이다”며 “근로소득자와 사업자 간 세금 형평성이 악화되고, 지하경제가 더욱 활성화돼 경제 전체의 투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 등의 소득공제를 받은 인원 비중이 연소득 2000만원 초과~4000만원 이하가 39.18%, 4000만원 초과~6000만원 이하가 22.79%에 달한다. 연봉 4000만원 초과~6000만원 이하 근로자의 경감 세액은 28만8598원이다. 신용카드 등의 소득공제가 폐지되면 연봉 5000만원 전후 근로자가 매달 2만 원가량 세금이 늘어나는 셈이다.

부정적인 여론을 대변하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리얼미터가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에 대해 여론조사한 결과 ‘근로소득자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하여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이 65.9%로 나타났다. 반면 ‘신용카드 사용을 확대해 탈세를 막으려는 도입 취지가 충족됐으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정부의 폐지 주장에 대해서는 20.3%만이 동의했다.

윤태식 대변인은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1년 연장(2019년 일몰)하면서 동 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금년에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국회 부대의견이 채택된 바 있다”며 “이에 따라 금년에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증세 목적이나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동 제도의 축소·폐지를 검토한다는 지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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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