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전주 
당나라 수군장수 곽대봉이 다른 길을 통해 평양으로 들어갔다가 보급이 끊겨 굶주리고 곤궁해지자 대총관 이적에게 지원을 요청하면서 이합시(離合詩)를 지어 보냈다. 일반적인 보고서로 쓰면 혹시 전달과정에서 적에게 문서를 빼앗겨 자기네 내부문제가 알려질 수도 있다고 판단해서다. 즉 지원요청 내용을 삼행시, 오행시, 칠행시 등으로 위장한 것이다.
처음에는 이적이 이 시를 보더니만 화를 내며 “군의 상황이 바야흐로 위급하거늘 한가롭게 이따위 시가 도대체 뭐란 말인가. 내 이놈의 목을 반드시 베고야 말겠노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옆에 있던 원만경이란 자가 그 시의 내용을 해석해주니 이적 대총관은 그때서야 군량과 병기를 곽대봉의 진영으로 보냈다.
하루는 원만경이 “그대는 압록의 천험(天險)을 지킬 줄 모르는가”라는 내용의 격고려문(檄高麗文)을 지어 연남건에게 보내니 “삼가 명령을 듣겠습니다”고 답하고는 즉시 군사를 움직여 압록의 나루(津)를 점거하니 당나라 군사들이 건너지 못했다. 당 고종이 이러한 보고를 듣고 원만경을 영남으로 유배 보냈다고 한다.
학처준이라는 당나라 장수가 안시성 아래에서 미처 대열을 정비하기도 전에 3만 명의 고구려 군사가 급습해오자 당나라 군사들은 크게 당황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는 의자에 앉아 마른 밥을 먹다가 정예병을 선발해 이를 물리치니 다른 장수들과 병사들은 그의 대담함과 지략에 놀랐다고 한다.
드디어 668년 정월 28일, 당나라 고종은 백제를 멸망시킴에 있어 큰 공을 세운 우상(右相) 유인궤(劉仁軌)를 요동도행군부대총관으로 삼고, 학처준과 신라 문무왕의 친동생인 김인문(金仁問) 등으로 하여금 보좌하게 했다.
2월 6일에 요동도행군대총관 이적 등이 고구려의 부여성(扶餘城)을 점령했다. 설인귀는 이미 금산에서 고구려 군대를 크게 깬 기세를 타고 3000명의 병사로 부여성을 치려하니 여러 장수들이 병력이 적음을 이유로 중지하라고 권했다. 그러자 설인귀는 “병력은 반드시 많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어떻게 쓰느냐에 달렸다”고 말하고는 스스로 선봉이 되어 고구려 군대와 싸워 크게 이겨 마침내 부여성을 점령했다. 부여천(夫餘川)에 있던 40여 성이 모두 항복을 청했다. 고구려가 여러 전선에서 급속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고구려의 건국은 언제인가
낙양 출신 가언충(賈言忠)이 사신의 임무를 마치고 요동에서 귀국하자, 당 고종이 “군의 상황은 어떠한가”라고 물었다.
그는 “고구려는 반드시 평정될 것입니다. 수양제가 요동정벌에서 이기지 못했던 이유는 민심이 떠나 원망했기 때문이고, 선황께서 이루시지 못하셨던 까닭은 고구려에 빈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라고 운을 떼고는 “지금 고구려왕의 힘이 미약하다보니 권력을 쥔 신하들이 멋대로 명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연개소문이 죽자 그 아들들이 서로를 공격하고 빼앗다보니 연남생이 우리에게 귀부해 향도(嚮導)를 하고 있으니 고구려의 내부사정과 속임수까지 모르는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장수들은 충성스럽고 군사들은 온 힘을 다하고 있는데다가 고구려의 내부혼란까지 더해지니 그 형세가 반드시 이기게 되어있다고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고구려에는 몇 년 동안 계속해 기근이 들어 백성들끼리 서로 노략질하고 팔려가고 있으며, 지진으로 땅이 갈라지고 이리와 여우가 성에 들어오며, 두더지가 문에 구멍을 뚫는 등 기이한 일들이 연속되고 있어 민심이 위태롭고 놀라고 있으니 고구려가 망하는 것은 발뒤꿈치를 들고 기다리는 격입니다. 이번 원정이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리고 “<고리비기(高麗秘記)>에 ‘900년이 채 못 되어 80세의 장수에게 멸망하게 될 것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고씨가 한나라부터 나라를 지녀 지금 900년이 되었고 이적의 나이가 80살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가언충이 이 말을 한 해는 고구려가 멸망한 해인 668년이고, 우리가 배운 고주몽의 고구려 건국년도는 기원전 37년이니 고구려는 705년간 유지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가언충이 고구려는 900년이 채 못 되어 망한다고 말한 이유와 근거는 과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즉 B.C 238년 세워진 북부여는 시조 해모수가 태어난 고향의 이름을 따서 국호를 일명 고구려라고도 불렀다는 것이다. 북부여는 시조 해모수-2세 모수리-3세 고해사-4세 고우루 단군으로 이어지다가, 혈통이 다른 고두막이 5세 단군으로 즉위했고 6세 고무서 단군이 즉위 이듬해 B.C 58년에 갑자기 죽자 사위가 된 고주몽이 대통을 이었다. B.C 37년에 고주몽이 국호를 북부여에서 공식적으로 고구려로 바꾼 것으로 해석되어져야 할 것이다.
<북부여기>에 고주몽의 고조부는 북부여 시조 해모수-증조부는 고진-조부는 성명 미상-부친은 불리지(고모수)라고 기록되어 있다. <삼국사기>에 호태왕은 고주몽의 13세손이며 19대왕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여기에 <북부여기>의 4세를 합치면 광개토호태왕은 정학하게 17세손이 되는 것이다. 17세손 호태왕과 고구려 900년 유국설의 의문을 동시에 풀어준 <환단고기>를 양심도 없이 위서라고 우겨서야 되겠는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15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