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취약계층 ‘기본권리’ 찾고 보호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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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고시원 주거기준’ 첫 수립…소방청, 소방기본법 개정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3-18 16:05:00

▲ 지난해 11월 화재가 발생했던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앞 [사진=뉴시스]

앞으로 주거취약계층도 기본 권리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18일 낙후된 주거환경에서 열악한 삶을 살고 있는 ‘고시원’ 거주자의 주거 인권을 바로 세우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 도심의 고시원들은 그 이름이 무색하게도 고시생의 공부방이 아닌, 일용직 노동자 등 주거취약계층의 상징적 주거지로 불리고 있다. 고시원은 폭 1m도 안 되는 복도를 중심으로 창문 하나 없는 1평 남짓한 방들이 벌집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는 형태다. 이런 쪽방들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스프링클러조차 없어 화재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곳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주거취약계층의 주거지인 고시원에 대해 서울시는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을 마련, 앞으로 노후 고시원 리모델링 사업 등에 즉시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주거기준에는 방의 실 면적을 7㎡이상으로 확보하고 방마다 의무적으로 창문을 설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서울시는 이번 주거기준이 민간까지 확산되도록 하기 위해 정부에 관련법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또한 저소득가구의 임대료 일부를 지원하는 ‘서울형 주택 바우처’ 대상에 고시원 거주자를 새롭게 포함시켰다.

시가 전액 지원하는 ‘간이 스프링클러설치’ 사업은 지난해보다 예산을 2.4배 증액해 15억원을 투입한다. 또한 고시원 거주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이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고시원 밀집지역에는 공유공간을 설치하고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공급도 활성화한다. 이외에 올해부터 설치비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입실료를 ‘5년 간’ 동결해야 했던 것을 ‘3년’으로 완화해 사업주 부담을 줄일 예정이다.

소방청은 17일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2022년까지 108만여 가구에 화재감지기와 소화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주택 화재가 전체 화재의 18.3%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사망자수는 47.8%나 된다. 취약계층의 화재를 예방하는 것이 인명 피해를 줄이는 지름길이라는 것이 소방청의 판단이다.

또한 소방 기본법을 개정, 안전 취약 주거시설에 대한 정비사업 지원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며 주거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화재경계지구 137곳과 쪽방촌 514곳, 전통시장 1671곳의 정비 사업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외에 노후 고시원 등 다중이용업소 2374곳에 대해 간이 스프링클러 설비를 설치하고 철재계단과 사다리 설치도 의무화 할 예정이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문용균 기자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