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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지질학회는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 지진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열발전은 땅을 4~5㎞ 파 물을 주입한 뒤 땅의 열로 데워 발생한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발전 과정에서 물을 고압으로 발사할 뿐만 아니라 물을 넣고 빼내는 과정에서 지반이 약해지고 단층에 응력이 쌓여 지진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단장인 이강근 서울대 교수는 “지열발전을 위해 실시한 수리자극(Hydraulic Stimulation)이 작은 규모의 지진을 유발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영향이 본진의 진원 위치에 도달했고 이것이 누적되면서 지진이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연구단의 조사에 함께 참여한 해외조사위원회도 “지열발전을 위해 주입한 고압의 물이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를 활성화해 포항 지진 본진을 촉발했다”고 밝혔다.
2017년 발생한 포항 지진은 2016년 9월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5.8)에 이어 두 번째로 강력한 지진이었다. 지진의 원인으로는 ‘인근 지연발전소에 의해 유발됐다’는 의견과 ‘자연 발생했다’는 주장이 대립해왔다.
지난해 4월에는 이진한 고려대 교수 등이 ‘포항 지진은 지열발전을 위한 물 주입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포항 지진과 지열발전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단을 구성해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간 정밀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포항 시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시민들은 국가와 지열발전소에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에 지열발전소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해 1월 신청이 받아들여져 현재 지열발전소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한미장관맨션 지진대책위 김홍제 공동대표는 “정부조사연구단의 조사를 통해 포항 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소 촉발지진이라고 밝혀져 다행”이라며 “향후 지역시민들과 폭넓은 대화를 통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시 역시 시 차원에서 대규모 소송에 대한 방향 제기와 규모, 대상 등에 대한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21일 이강덕 시장과 서재원 의장이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이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라는 게 확인됐다”며 “지열발전소는 국책사업으로 진행된 만큼 정부가 실질적이고 신속한 손해배상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조사 발표에 따른 후속조치로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포항 외에 지열발전 사업을 진행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같은 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열발전 관련 위험성이 제기된 만큼 사업 추진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지진으로 상처를 받고 어려움을 겪은 포항 시민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향후 5년간 2257억원을 들여 포항 흥해 지역에 특별재생사업을 추진해 주택과 기반시설을 정비하고 공동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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