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운명 가를 英 하원 3차 결의안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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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탈퇴 결정 철회 요구하는 의회 청원 영국민 2백만 이상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3-23 03:46:51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을 위해 모인 회원국 정상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 트위터]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의 정상들은 애초 3월 29일로 결정됐던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해 달라는 영국의 요청을 받아들일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단, EU는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승인하면서 조건을 달았다. 일단 시한을 연장하되 날짜는 영국이 원한대로 6월 30일이 아니라 이보다 앞당겨진 날짜로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이로써 공은 다시 영국 하원으로 넘어왔다. 하원의 결정에 따라 브렉시트가 진행될 트랙이 정해진다.

1안은 5월 22일까지 연장하는 트랙이다. 이는 영국 의회가 다음주에 진행될 3차 투표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제시하는 EU와의 합의안을 통과시킨다는 조건을 갖는다. 영국 입장에서는 2안보다는 브렉시트 이행 준비기간에 여유가 있다.

2안은 4월 12일 시한 트랙이다.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또 부결하는 경우에는 3주 후에 합의안 없이 EU를 떠나야 한다. 다만 그때 다시 브렉시트를 연장하고 싶으면 EU에 동의를 구하고 유럽의회 선거에도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이 경우 탈퇴시한이 장기적으로 연기될 수 있어서 영국이 이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은 적다.

앞서 메이 영국 총리는 영국 하원이 EU와의 합의안을 두 차례 거부하고 아무런 합의 없이 3월 29일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도 거부하자,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브렉시트 시한을 6월 30일까지 연장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EU 회담이 끝난 후 투스크 의장은 트위터에 “27개 회원국이 영국의 요청에 긍정적으로 대응했다”면서 두 가지 방안으로 브렉시트 날짜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EU가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대비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스크 EU 상임의장은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국 정부에게는 아직 △합의안에 의한 브렉시트 △노딜 브렉시트 △브렉시트 장기 연기 △브렉시트 취소라는 4가지 선택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EU 정상들 사이에서도 브렉시트와 관련해 의견이 엇갈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의회가 합의안을 부결한다면 ‘노딜’ 브렉시트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냉정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우리는 브렉시트 준비가 돼 있다. 프랑스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영국 국민들이 선택한 것이다. 마음은 안타깝지만 법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대비할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고 강조했다.

반면 앙겔라 메크켈 독일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을 피하도록 하자는 입장이다. 그는 “이번 회담이 역사적으로 중요하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사안을 신중하게 처리하고 질서있는 탈퇴가 이뤄지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해 영국의 입장을 존중하는 편에 섰다.

한편, 영국 의회 사이트에는 브렉시트를 철회하고 EU에 그대로 남아있기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를 지지하는 영국민들이 21일(현지시간) 현재 2백만이 넘었다.

[박선옥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