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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채권 상장폐지…금감원, 아시아나 재무상황 점검키로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3-25 15:24:56

아시아나항공이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며발행채권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발행한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상장 폐지되며 당장의 자금조달 문제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채권투자자와 주식투자자들 사이에도 긴장감이 맴도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하·금감원)은 아시아나항공의 대응을 주시하며 부실 가능성 등을 미리 점검하기로 했다.

25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이 ‘한정’ 의견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며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상장채권 폐지가 결정됐다. 한국거래소(이하·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상장채권 ‘아시아나항공 86’을 다음달 8일 상장폐지한다.

한정의견이란 기업에 대한 공인회계사의 감사의견 중 하나로 기업이 ‘한정의견’ 이하의 감사의견을 받았다면 이 회사는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거래소도 아시아나항공 상장채권의 폐지사유를 두고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으로 상장폐지 됐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최근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부적정·의견 거절·한정 등을 받은 회사의 채권은 폐지된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86은 25일부터 27일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되며 28일부터 7일 동안은 정리매매가 이뤄질 계획이다. 다만 채권 만기까진 시간적 여유가 있어 아시아나항공 측이 정상적으로 상환한다면 원리금 상환은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시선은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 상환 조달로 쏠린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랜 시간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벌여온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상당한 자금을 조달해왔다. 회사채, 기업어음, 매출채권을 기반으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대량으로 시중에 판매해 자금을 충당한 것이다.

이중에서도 ABS의 판매규모만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아시아나항공 항공권 티켓을 구입하면 티켓값으로 들어올 자금을 ABS 투자자들이 미리 카드회사로부터 지급받는 구조를 구축해 판매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ABS에 색동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판매액 규모가 1조1417억원에 이른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 8292억원보다 높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해당 ABS까지 조기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은 아시아나항공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대상에 올렸다. 현재 신용등급이 BBB-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지면 조기상환 조건이 발동된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본래 올해까지 9578억원의 차입금을 갚아야 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15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한정’ 판정을 받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졌다. 850억원은 납입이 확정됐지만 나머지 65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은 취소했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의 발등에 불이 떨어지며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아사이나항공이 그룹 연간매출의 약 60%를 책임지는만큼 이곳의 부실은 곧 그룹 전체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잇단 악재로 인해 투자자들이 아시아나항공을 외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감원도 아시아나항공의 부실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회사의 전반적인 재무상황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 측은 아시아나항공이 대기업인 까닭에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해 전반적인 회사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