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력 강화’ 신동빈…뉴롯데 구축에 드라이브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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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반대 아랑곳 자리 지켜내…주요계열사 사내이사 연임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3-29 18:00:45

롯데그룹에게 ‘한진그룹 쇼크’는 딴 나라 이야기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금주 진행된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 주주총회(이하·주총)에서 사내이사 자리를 지켜냈다. 신 회장은 과도한 겸직을 이유로 반대의사를 표한 국민연금과의 표 대결에서도 압승을 거두며 장악력을 가늠케 했다. 이에 따라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 자리를 지켜낸 신 회장은 ‘뉴롯데’ 구축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29일 재계 등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국민연금과 일부 의결권 자문기관의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직을 연임했다. 지난 28일 정기주총을 연 롯데칠성음료는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그 전날엔 롯데케미칼이 주총을 열어 신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결정지었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케미칼 등의 사내이사직을 유지한 신 회장은 총 6개의 회사에서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신 회장은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외에도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건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등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에선 기타 비상무이사로 있다.

신 회장의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 연임은 구속, 재판 등 악재와 함께 국민연금 등의 반대를 이겨낸 성과이기에 관심을 끈다. 국민연금은 신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대해 과도한 겸직을 지적하며 반대의사를 전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의 경우엔 보고서를 통해 신 회장이 그룹 경영비리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연루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터라 사내이사 재선임이 부적절하다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재판중이지만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에 사내이사 연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신 회장이 각 계열사에서 사업 경쟁력 강화, 이익실현, 주주가치 제고 등을 견인한 까닭에 사내이사직 연임의 명분도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우 오너리스크 등의 악재와 국민연금의 반대의사를 이겨내지 못하고 대한항공 경영권을 잃은 바 있다. 마찬가지로 신 회장 역시 국민연금의 반대에 부딪쳤으나 이를 거뜬히 이겨낸 점이 재계의 주목을 받는다. 롯데그룹의 결속력과 신 회장의 그룹 장악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집행유예로 구속수감에서 벗어난 이후 신 회장은 ‘뉴롯데’ 구축에 박차를 가한 바 있다. 투자규모를 확대하며 지난 정기 임원인사에선 대규모 세대교체를 실시했다. 지분 매입을 통해 롯데케미칼을 롯데지주에 포함시켰고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등을 매각하기로 해 지주사체제 완성 및 지배구조 개편에도 힘을 준 점이 눈길을 모은다.

최근엔 공유경제에도 진출할 의지를 보이며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관심을 두는 모습이다. 롯데그룹은 공유 주방 스타트업 심플프로젝트컴퍼니에 투자하며 오픈 이노베이션에 박차를 가한다고 전했다. 공유 주방 사업 모델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식품·유통 계열사와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려는 모습이다.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국내 최초로 공유 주방 서비스인을 선보인 스타트업 기업이다.

복귀 직후 지배력을 강화하고 뉴롯데 구축에 힘을 쏟는 신 회장의 행보에 기대감도 모아진다. 일례로 액면분할을 실시하기로 한 롯데칠성음료는 실적 향상의 기대감도 맴돌며 가파른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롯데그룹과 신 회장의 친일성향은 여전히 걸림돌로 남는다. 3·1절 100주년 등으로 반일감정이 고조되는 상황에 롯데그룹의 성향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롯데그룹은 이를 해결할 의지를 크게 보이지 않아 비판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