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전해체 청사진 발표…반대 목소리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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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22조원 시장 형성’vs‘원전해체, 신산업 맞나‘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4-17 12:20:11

정부가 ‘원전해체산업’을 미래먹거리로 선정하고 적극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2020년대 중반 이후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이 확대되는 까닭이다. 건설·운영에 한정된 국내 원전산업을 해체·폐기물 관리 등까지 확장해 원전산업 전반에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원전해체 산업이 육성할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반대 의견에 부딪치는 분위기다. 산업 자체의 불확실성이 크고 원전가동에 따른 이윤을 포기하면서까지 원전해체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이하·산업부)는 제13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통해 원전해체연구소 설립방안을 포함한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안)’을 17일 확정·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35년까지 글로벌 원자력발전소(원전) 해체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달성해 원천 해체 톱(TOP)5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육성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외 원전해체 시장 확대에 발맞춰 초기시장 창출과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원전 해체 전문 기업 육성도 육성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등도 실시하기로 했다.

원전기업이 해체분야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생태계기반과 인력, 금융 등에 대한 종합지원도 추진한다. 2022년까지 현장인력 1300명을 교육해 해체전문인력을 양성하며 최대 500억원 규모의 에너지혁신성장 펀드 등도 조성해 금융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초기 시장 창출을 위해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 등의 해체 물량을 조기 발주하고 기술 고도화·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강화하겠다”며 “원전 해체 전문 기업 육성을 위해 전문 인력 양성, 자금 지원 강화와 함께 지역 산단 등을 중심으로 한 원전 해체 산업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원전해체 시장 규모가 국내만 22조5000억원, 전세계로 확대하면 549조원 규모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2030년까지 원전 12기 설계수명이 만료돼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원전해체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채택한 배경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원전해체 산업을 신산업으로 보기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분석이다. 매년의 해체 물량을 예측하기 어려워 일감이 꾸준하게 나오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원전 건설과 해체는 분야가 달라 사업전환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도 해체라는 분야가 산업이 되기 위해선 1년 단위의 물량이 나와줘야 하는 현재로썬 고리 1호기가 유일한 상황이라고 꼬집고 있다. 아울러 원전을 해체할 때 나오는 비용 대부분이 폐기물 처리비로 분석되는데 폐기물 처리 산업이 주는 부가가치가 얼마냐 되겠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원전해체 경쟁력도 세계적인 수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원전해체 분야 기술력은 미국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전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마당에 원전해체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는지에도 의구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건강기능식품과 신산업·신기술 등 분야를 중심으로 총 56건의 규제 개선 과제를 발굴해 31건을 개선했다. 여기서 대형마트·백화점·100평 이상 대형 슈퍼마켓 등에서 건강기능식품 자유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다. 현재는 구청 등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는 대형마트 등 사업자에 한해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사업자의 사전신고 의무를 폐지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다.

홍 부총리는 “대형마트·백화점 등의 건강기능식품 자유 판매를 허용했다”며 “제품 변경·폐업 등의 신고 의무를 완화하고 이력추적관리 방식도 개선하는 등 행정 부담도 대폭 완화했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