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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 경제생활

세계 흐름 반하는 탈원전, 미래먹거리도 없다

한수원 등 주요 에너지 공기업 적자 전환…원자력 관련 신입생도 자퇴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4-19 16:45:00

“주여 내 소리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시편 130 : 2>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당초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드러났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우량 공기업이었던 한국수력원자력(이하·한수원)과 한국전력공사(이하·한전) 산하 발전 5개사 등 주요 에너지 공기업들이 지난해 줄줄이 적자를 냈다. 한수원의 경우 박근혜정부 당시 한 해 2조원 넘는 순이익을 남겼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실적이 급격히 악화돼 지난해 13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수원은 원전을 가동해 생산한 전기를 팔아 수익을 내는 구조인데 탈원전 정책 본격화로 인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6기 사업의 표류로 자연스럽게 수익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15년 85.3%에 달했던 원전 가동률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난 2017년 71.2%로 낮아졌으며 지난해는 65.9%대까지 뚝 떨어졌다. 이로 인해 30%대를 웃돌던 원전 비중 역시 지난해 23.4%대로 떨어졌다. 지금 상태로 유지된다면 한수원의 적자 폭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발전사들 역시 탈원전의 직격탄을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예로 발전 5개사 중 중부와 서부발전 두 곳이 적자로 돌아서며 전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 같은 적자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유가와 유연탄, 액화천연가스 등 연료비가 급등하는 와중에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 비율의 확대로 싼 에너지인 원전 대신 값비싼 에너지인 신재생 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 비중을 오히려 늘리면서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게 실적 악화의 주요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과거에는 유가 등 연료비만 안정되면 곧 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으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금은 유가와 무관하게 비용이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문재인 정부의 실책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한수원의 적자로 인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며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이미 2000여명의 비정규직을 한꺼번에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발전 5개사도 대책없이 기간제 파견 근로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2180명을 본사 정규직으로 전환해 놓은 상태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탈원전 폐기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유가인상 등 대외 환경이 달라지면 유연하게 정책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탈원전 도그마에 빠져 우량 에너지 공기업을 대거 부실 기업화하고 있는데도 속수무책으로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기업의 적자 누적은 공공요금 인상이나 예산 투입 등으로 이어져 결국 국민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원전 해체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구소를 세우고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련 기업을 위해 500억원 규모의 펀드도 만들기로 했다. 전 세계 원전 해체 시장은 향후, 총 55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런 큰 시장을 놓칠 수는 없다. 그래서 지난 17일 정부가 경제 활력 대책회의에서 부랴부랴 원전 해체 산업 육성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당연한 처사다. 언젠가해야 할 국내 원전 해체 역시 외국 업체에 맡길 수만은 없다. 그러나 정부가 급히 서두르다보니 빠뜨린 게 있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해체 산업을 육성하려면 탈원전에 대한 재고가 필수적”이라고 귀뜸한다. 원전 설계·건설·운영이 해체와 큰 시너지를 내는 관계라서 그렇다고 했다.
 
원전은 종류에 따라 해체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설계변경이나 유지·보수 과정에서의 구조 변화에 또한 해체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해체대상과 비슷한 원전을 설계·건설·운영하지 않고서는 해체 과정에서 어떤 위험에 직면할지 모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말이다. 삐끗하면 방사능 유출 참사를 부를 수도 있다고 한다. 원전 해체 시장에서 설계·건설· 운영자가 강점을 갖는다는 의미다.
 
우리나라가 해체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하는 해가 오는 2030년 이후다. 탈원전 정책에 따라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의 절반 가까이 문을 닫는 시기다. 건설 또한 현재 짓고 있는 신고리 5·6호기가 마지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가서 한국의 해체 기술이 글로벌 시장의 신뢰와 선택을 받으리라고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정부가 완전 해체를 건설의 대안처럼 들이미는 것 역시 적절치 않다는 것 또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폐기물 처리비용을 빼고 원자로 1기를 해체해 벌어들이는 돈은 어림잡아 15년에 걸쳐 약 6000억원, 연간 400억 정도다. 1기당 8년간 약 4조원, 연간 5000억원 가량의 원전 건설 수익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탈원전 때문에 쓰러지는 원전 산업을 해체만으로 일으키기는 역부족이다.
 
지구 온난화를 막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원전 산업과 나라 경제를 위해, 그리고 미래 먹거리라는 원전 해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탈원전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원전 문을 닫으면서 해외에서 원전 건설이나 해체를 수주하기는 언감생심이 아닐 수 없다.
 
현 정부가 탈원전을 고수하는 것은 원전 해체 산업 육성에 들어갈 엄청난 세금을 공중에 분해시키는 처사일 뿐이다. 국내에서도 수차 여론조사를 통해 ‘원전 유지 또는 확대’라는 국민 여론이 확인된 바 있다. 그런데도 문재인정부는 맹목적으로 탈원전을 고집하고 있다. 자신은 원전을 폐기하면서 외국에 원전 건설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다. 따지고 보면 탈원전 결정에 과학적, 논리적 배경은 없었다. 단지 이념에 뿌리박은 선택이었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원전 재난 영화를 보고 탈원전을 결심했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이외에도 영화를 보고 실행하는 듯한 행위에 대해 국민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외국에서 원전을 자랑하듯 한국은 40년 넘게 원전의 안전성을 검증한 나라가 아닌가. 최근 한국 원자력 연구원 60주년 행사를 보면서 원자력 연구소가 푸대접을 받는구나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10년 전 50주년 기념식 때는 이명박 대통령의 축사에 이어 과학기술부장관이 참석해 훈·포장 등 40여명이 포상을 받았으며 잔치 분위기였다. 그러나 60주년 기념식에는 고작 문미옥 과기정통부 차관이 컴포트슈즈 차림으로 참석했으나 행사가 끝나기 25분전에 자리를 떴다. 또 포상도 50주년에 비해 4분의 1에 불과했고 훈·포장과 대통령, 국무총리 표창도 없었다. 그나마 장관 표창만 10건이다. 원자력계 많은 인사들이 씁쓸하게 느낀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원자핵공학을 찾는 젊은이들 발길도 확 줄었다. KAIST에는 원자력 전공 지원자가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지난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신입생 중에 20%가 자퇴했다. 이처럼 인력에 문제가 생기면 원전 수출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최소 40년간 안전을 책임질 인력이 필요한 게 원전이다. 그게 불투명한 나라로부터 어느 나라가 원전을 구입하겠는가. 이뿐만이 아니다. 방사선 의학 같은 응용분야와 핵융합 연구마저 타격을 받게 된다. 탈원전이 드리운 그늘이다.
 
원자력이 정말 인류를 위협한다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맞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세계의 흐름은 우리와 전혀 다르다. 빌 게이츠는 “온난화를 막을 현실적으로 유일한 대안”이라며 훨씬 안전하고 효율 높은 원전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얼마 전 뉴욕타임스는 ‘원자력이 세계를 구 할 수 있다(Nuclear power can save the world)’는 석학들의 기고를 실은 바 있다. 원전은 탈 탄소 경제를 실현할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논지였다.
 
후쿠시마 참사 후 원전 제로를 선언했던 일본마저 ‘2030년 원전 비중을 20~22%로 맞추겠다’고 180도 방향을 전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정부가 왜 악착같이 탈원전을 고집하는지, 항간에 떠도는 말대로라면 의구심을 갖게 된다.
 
원전 설비 업체가 많은 경남 창원과 원전 건설을 중단한 경북 경주, 울진은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원전이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하고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에너지 정책인지 그리고 국민이 무엇을 더 원하는지 다시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도대체 언제까지 우매한 국민들에게 정책 실패의 청구서를 들이 밀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빌립보서 4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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