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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정당이 본격적으로 총선 채비에 돌입했다. 각 당의 행보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다. 제1당 탈환과 총선 승리를 목표로 하는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의 민생탐방과 더불어 장외투쟁 등을 통해 보수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여 여론의 지지를 사고 있다.
반면 20대 총선에 이어 수성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은 공천 룰을 확정 짓고 친노·친문 인사들의 총선 출마를 독려하는 모습을 보여 계파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정계 개편의 불씨를 피우는 모습을 보여 민생은 외면한 채 자기 정치에 급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발로 뛰는 리더십 선보이는 황교안, 강경 대여노선으로 보수색채 강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민심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불렸던 지난 4월 보궐선거 당시 격전지인 창원 성산에 내려가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보선 승리에 기여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으로 분석된다. 직접 발로 뛰는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평가다.
황 대표는 분주한 민생행보를 통해 문재인정부의 경제실정을 비판하고 대안세력으로서의 자유한국당의 역할을 강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일 지진 피해가 발생한 포항 지열발전소 인근 지역을 방문해 피해 주민을 위로한데 이어 11일 부산을 방문해 조선업계 관계자들과 청년 스타트업 직원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현장정치를 통해 접한 대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황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거짓과 비리 투성이 장관을 임명하고 민심은 안중에 없다”며 “권력의 높이를 쌓고 위선과 거짓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생 현장 곳곳에는 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며 “저와 자유한국당은 민생현장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는 활동도 이어갔다. 황 대표는 지난 18일 4대강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진 공주보와 세종보를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 고려 없이 무조건 보를 철거하려 하는 정부의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지난 20일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첫 장외투쟁을 벌이며 문재인정부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날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에서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운영 실책을 지적하며 ‘좌파독재 심판’을 연이어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북한은 핵으로 위협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풀어달라고 사방팔방 돌아다니고 있다”며 “경제를 살릴 의도는 보이지 않고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강경한 어조로 질타했다.
이어 “경제는 IMF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정말 폭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한민국 안보는 김정은에게 구걸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파탄의 계곡으로 몰고 가는 문재인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신한 인물을 발굴하는 작업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황 대표는 신임 조직부총장으로 41세의 원영섭 관악구갑 당협위원장을,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는 29세인 박진호 경기 김포갑 당협위원장을 각각 내정했다.
황 대표는 “당협위원장으로 일하신 분들이 많은 역할을 했지만 더 젊은 분에게 기회가 가게 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으로 젊은 분을 선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준비가 되는대로 바로바로 해나가겠다”며 “기본적인 틀이 갖춰졌기 때문에 일을 해가면서 또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장관 출신 ‘안전빵 전략’ 택한 민주당…내홍으로 몸살 앓은 바른미래당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총선 공천 룰을 확정짓고 정치신인 영입 절차에 돌입했다. 민주당 총선공천제도기획단은 지난 16일 △현역 의원의 경선 참여 △정치신인에 10% 가산점 부여 △경선불복·탈당 경력자의 감산비율 25% 확대 등을 담은 총선 관련 규정을 발표했다. 공천 경선은 국민 참여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거인단은 지난해 지방선거와 동일하게 권리당원과 안심번호 선거인단을 50대 50으로 구성키로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치신인 영입과는 대치되는 ‘안전빵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선거 승리에만 매몰된 행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민주당은 정치권으로 복귀한 장관출신 의원들과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챙기는 행보를 보이며 친노·친문 색채도 강화했다. 지난 3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만나 총선 활용 방안을 논의한 이해찬 대표는 개각으로 당에 돌아온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전 장관들과도 22일 만찬회동을 가졌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민주연구원 원장에 선임하며 민주연구원을 내년 총선을 대비해 당의 전술·전략을 총괄할 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도 구상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부산시당은 2기 내각, 이미선 헌법재판관 등 연이은 인사 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된 조국 민정수석을 총선에서 영입하겠다며 러브콜을 보내 논란을 사기도 했다.
이해찬 대표는 조 수석 차출에 대해 “본인이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사람을 차출해서 쓰고 그런 게 아니다”며 “본인의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다소 가벼운 발언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는 17일 원외위원장 총회에서 “내년 총선에서 240석을 목표로 준비하겠다”며 “선거에 나가면 당선돼야 하는데 나는 떨어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발언해 야당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현재 의석의 2배에 달하는 목표를 언급하며 여당 대표로서 거만한 자세를 취했다는 이유다.
제3당인 바른미래당은 내홍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바른정당계와 호남계 간의 갈등이 표면위로 드러난데 이어 호남계 의원들이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평화당과 제3지대 정당 창당을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돌면서 좋지 않은 분위기가 지속됐다.
전문가들은 야권발 정계개편의 성사 여부가 내년 총선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현재 크고 작은 정계개편이 예상되는데 실제로 이것이 성사되는지의 여부가 중요해질 것이다”며 “양강구도가 될지 다자구도가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예측했다.
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추세와 선거 당일 투표율 추이도 지켜봐야 할 요소다”며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인 만큼 누가 더 절박한지에 따라 선거 향방이 좌우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채장수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내년 총선을 문재인정부의 3년을 되돌아보는 회고적 성격의 선거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채 교수는 “3년차가 된 대통령의 지지도가 내리막길을 걷는 것은 상수나 마찬가지인데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이 어떤 세력으로 모아지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채 교수는 “지역적 상황을 살펴보면 이번 총선에 PK(부·울·경)가 격전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지방선거에서 뒤집힌 민심이 다시 회귀할지의 여부가 변수가 될 텐데 PK에서 승리하는 당이 차후 대선에서도 상당한 주도권을 가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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