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부활절 폭발테러 사망자 최소 29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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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호텔 등 8곳 동시다발 테러…부상자 500명 이상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4-22 18:13:02

▲부활절인 21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교회와 호텔 등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피해를 입은 성 안토니오 사원 내부가 TV 화면으로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리랑카에서 부활절인 21일(현지시간) 성당, 교회 등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사고로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사망자 최소 290명과 부상자 5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폭발은 스리랑카 내전이 종료된 지 10년 만에 일어난 최대 폭력 사태로 기록된다.

현지 언론과 프랑스 언론사 AF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가톨릭교회 1곳과 5성급 호텔 3곳, 그리고 서부 네곰보와 동부 바티칼로아의 교회 2곳 등 모두 8곳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AFP 통신은 스리랑카 경찰청의 발표를 인용해 현재까지 24명의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스리랑카인으로 밝혀졌다. 루완 위제와르데나 스리랑카 국방장관은 이번 연쇄 폭발을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테러는 외국인, 가톨릭 성당, 기독교 교회를 표적으로 삼았다. 특히 외국인 이용객이 많은 호텔에서 폭발이 일어나 외국인 희생자도 많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은 사망자 중 외국인은 최소 38명이라고 병원 당국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사망한 외국인 중에는 미국, 영국, 일본, 네덜란드, 포르투갈 관광객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21일 주 스리랑카대사관이 우리국민 피해 상황을 파악한 결과 “오후 5시 현재까지 우리 국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스리랑카에는 약 1000여명의 우리 국민이 체류하고 있다.

이날 오전 콜롬보에 있는 성 안토니 가톨릭교회와 5성급 시나몬 그랜드 호텔·샹그릴라 호텔·킹스베리 호텔 등 3곳에서 연쇄적으로 폭발이 일어났다. 콜롬보 북쪽 네곰보의 가톨릭 교회와 동부 해안 바티칼로아의 기독교 교회에서도 동시다발적 폭발이 발생했다.

이번 테러의 타깃이 된 교회들은 규모가 큰 교회들로 이날 부활절을 맞아 행사가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교회는 부활절 미사를 드리러온 신자들로 가득한 상태여서 피해가 더욱 컸다. 이번 테러의 성격을 종교적 동기로 보는 이유다.

▲21일(현지시간) 폭탄 테러가 발생한 스리랑카 콜롬보 북쪽 네곰보의 성 세바스찬 교회 내의 예수상과 그 주변에 핏자국이 흩어져 있다. [사진=뉴시스]

테러의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푸쥐트 자야순다라 스리랑카 경찰청장이 지난 11일 “NTJ 즉 ‘내셔널 타우힛 자맛’이 주요 교회를 비롯해 콜롬보의 인도 고등판무관 사무실 등을 겨냥한 자살폭탄테러를 계획 중이라고 외국 정보기관이 알려왔다”는 내용의 보안 경고문을 간부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NTJ는 스리랑카 내 급진 이슬람단체로 지난해 불상을 훼손하는 사건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대표적인 불교국가 중 하나인 스리랑카는 국민의 70.2%가 불교 신자이며, 힌두교·이슬람교·기독교 순으로 각각 인구의 10% 내외를 차지한다.

각국 정상들은 이번 사건에 충격과 우려를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교회와 호텔이 끔찍한 테러리스트 공격을 당한 것에 대해 미국 국민들이 스리랑카 국민들에게 마음 깊은 위로를 보낸다”고 썼다. 이어 “우리가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스리랑카의 교회와 호텔에 가한 폭력적 행위는 정말로 끔찍한 일이다”면서 “이 비극적 시기에 피해를 당한 모든 이들에게 깊은 동정의 마음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누구도 두려움 속에서 신앙생활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 함께 확실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의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도 바티칸에서 열린 부활절 미사 중 스리랑카 테러공격에 슬픔을 나타내며 “기도를 드리던 중 공격을 당한 교회와 잔인한 폭력에 희생된 이들을 위해 애정을 담아 위로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주요 정상들이 스리랑카 애도의 물결에 동참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