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기침체에 ‘적자국채’ 추경으로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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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해결·경기 대응 위해 6.7조원 추경 편성…4년만 적자국채 발행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4-24 14:19:24

정부가 3조6000억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포함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하·추경)을 편성했다. 적자국채 발행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0.1%p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나 연례행사 격으로 추경을 편성하는 데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다 본질적인 경기부양책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적자국채 발행으로 국가채무비율 상승 등에 따른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고충을 해결하고 선제적 경기 대응을 통해 민생경제를 지원키 위해 총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고 24일 전했다. 정부가 발표한 ‘2019년도 미세먼지·민생 추경 편성안’에 따르면 추경은 미세먼지 대응 등 국민안전 2조2000억원, 선제적 경기대응 및 민생경제 긴급지원 4조500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미세먼지 대응 등 국민안전’은 △배출원별 저감 8000억원 △친환경 사업 4000억원 △측정·감시 1000억원 △국민건강 2000억원 △안전투자 700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선제적 경기개응 및 민생경제 긴급지’원은 △수출·내수 보강 1조1000억원 △신산업 촉진 3000억원 △지역경제·소상공인 지원 1조원 △고용·사회 안전망 1조5000억원 △취약계층 일자리 600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추경 재원은 결산 잉여금 4000억원, 기금·특별회계 여유자금 2조7000억원 등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부족한 재원 3조6000억원은 적자국채를 발행해 보충하기로 했다. 적자국채 발행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초과세수를 활용한 국채발행 축소 및 조기상환 등으로 비축된 재정여력에 기반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번에 추경 편성을 이유로 적자국채가 발행되면 지난 2015년 이후 4년만이다. 2015년엔 박근혜 정부가 메르스(중동호흡기 질환) 추경을 편성하며 적자국채를 발행했다.

정부는 올해 유례없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미세먼지, 산불 등 국민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해 요인이 잇달아 발생해 미세먼지 대응체계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추경안 편성의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경기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경기에 대한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경기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부는 추경안이 차질 없이 집행될 경우 미세먼지 저감이 당초 목표치였던 1만톤에 더해 7000톤 수준의 추가 저감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 GDP 성장률을 0.1%p 수준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추경을 위해 적자국채를 발행한 점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적자국채를 발행하며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38.2%에서 39.5%로 1.3%p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예산을 전년보다 확대한데 이어 추경을 위해 적자국채까지 발행한 점이 채무비율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 3년간 국가채무비율이 보합세를 유지해온 까닭에 갑작스런 상승에 우려섞인 시선이 모아진다. 국가채무비율을 중기적으로 40% 초반으로 관리하겠다는 정부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간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편성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연례 행사화 됐다는 점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현 정부는 출범 이래 매년 추경을 편성했다. 2017년 11조원, 2018년 3조8000억원 등이다. 그럼에도 경기침체를 막지 못했고 애꿎은 세금만 투입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정책이나 효과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으로 체계적인 경기부양책을 설정해 실질적으로 국내경기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정책분야 전문가는 “현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한 진지한 고민을 통해 예산을 편성하기 보다는 보여주기 식으로 예산을 집행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며 “다음 세대와 정권도 생각하며 보다 중장기적이고 실질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세수가 줄어들고 국가의 곳간이 바닥나는 상황에 당장의 성과와 정권지지에 급급해 예산을 편성한다면 국가부도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아주 과장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는 의견을 전했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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