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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인재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단행한 당직자 인사에서 청년 당협위원장들을 임명하는 등 새 얼굴 찾기에 주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민주당은 청와대·내각 출신 인사들을 중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며 친노·친문 정체성 강화에 나섰다.
이들 두 정당의 인재영입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자유한국당의 행보에 대해선 총선을 앞두고 대안정당으로서의 입지 구축과 당의 쇄신 등을 위해 참신한 인물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반면 민주당에 대해선 주류 계파의 자기 사람 심기의 일환으로 보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청년 정치인 중용 앞장선 자유한국당…점점 진화하는 황교안식 용병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취임 이후 인적쇄신 부분에 있어서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황 대표는 친박계 한선교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고 청와대 대변인 출신 민경욱 의원에게 대변인을 맡기는 등 주요 당직자들을 익숙한 인물 위주로 인선했다. 바른정당 탈당파 출신인 김세연 의원을 여의도 연구원장으로 임명하며 균형을 맞췄다.
4.3 보궐선거에서는 검찰 후배이자 측근인 정점식 전 검사장을 통영·고성 선거구에 공천했다. 정 전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근무하며 공안 사건을 도맡아 왔으며 통합진보당 해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선거기간 동안 통영·고성을 여러 차례 방문해 정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당 대표 취임 한 달여 동안 익숙한 인물로 주변을 채운 황 대표는 4월 이후 본격적으로 인재 입 준비에 착수했다. 그 일환으로 추가 당직자 인사에서 청년 정치인으로 꼽히는 20~40대 당협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11일 신임 조직부총장으로 원영섭 서울 관악갑 당협위원장을 선임했고 15일에는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박진호 경기 김포갑 당협위원장을 임명했다. 변호사 출신인 원 부총장은 1978년생으로 당에서 법률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박 부원장은 1990년생으로 지난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바 있다.
황 대표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할 메신저 선발을 목표로 지난 15일부터 26일까지 청년부대변인 공모도 진행했다. 청년 정치인 기용의 배경에는 당의 인적쇄신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참신한 인물들의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의도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황 대표는 “당협위원장으로 일하신 분들이 많은 역할을 했지만 더 젊은 분에게 기회를 주는 게 좋겠다는 판단으로 선임했다”며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황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의 미래를 능동적으로 이끌 인재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능력 있는 인재영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인재는 화려한 스펙과 배경이 아니라 따뜻한 스토리와 창의적 혁신 역량을 가진 인물이다”며 “많이 지원해 주시고 좋은 인재들을 추천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꿈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지금 당장 만나러 가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장관 출신 활용 나선 민주당…계파색 강화에 반응 ‘시큰둥’
여당인 민주당은 문재인정부 출신의 인사들을 적극 영입하는 등 비교적 안정된 행보를 걷는 모습이다. 이미 검증된 인사를 영입해 확실한 승리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청와대, 장관 출신 인물들과 접촉하며 이들의 총선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는 전직 청와대 인사·장관들과 만나 총선에서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청와대 출신 인사들과의 만찬에서 총선을 대비해 인재 영입에 기여해 달라며 협조를 부탁했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직에 내정돼 인재 수혈 활동을 주도하게 됐다.
지난 22일에는 장관 출신 의원들에게 총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에 복귀한 김부겸, 김영춘, 도종환 의원 등은 각각 TK·PK·충청권 출신으로 당 안팎에서는 이들에게 권역별 선거 지휘 등 중책을 맡길 것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이 대표는 만찬 후 “김부겸 의원한테는 TK, 김영춘 의원에게는 PK 여론을 많이 들었고 도종환 의원에게는 충북 지역 의견을 많이 들었다”면서 “선거 잘 치러내는 게 재집권에 아주 중요하니 잘 치르자고 했고 국정경험이 많으신 분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정책공약을 개발할 때 좋은 정책을 많이 제시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기존 인사들뿐만 아니라 문재인정부에서 활동하던 인물들의 영입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 15일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입당 및 총선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다음 영입 대상으로 조국 민정 수석이 꼽히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은 “조국 수석은 젊고 역동적이고 국정운영 경험도 있고 나름 비전도 있어 부산 발전과 시민 행복이라는 가치에 부합하는 능력 있는 사람”이라며 “선거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당 지도부와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할 것이다”고 밝혔다.
조 수석과 더불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영입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정우택 의원의 지역구인 청주 상당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김 부총리는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과 홍종학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의 인재영입 행보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에 대해선 인적쇄신 노력에 호평이 뒤따르는 반면 민주당에 대해선 계파색채 강화를 통한 ‘안전빵’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선점이 중요한 만큼 당의 이미지에 맞춰 인재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자유한국당의 청년 인사 기용 역시 이러한 기조에 맞춘 인적쇄신 전략의 하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반면 민주당은 이미 검증된 인사로 안정된 노선을 택하고 있는데 이는 자칫 식상함은 물론 민심은 외면한 채 오로지 선거 승리에만 몰두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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